해마다 연말에 성금을 보내오던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찾아왔다고 합니다. 어제 한겨레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니 전날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남자가 노송동 주민센터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동사무소 근처의 ㅅ헤어숍 뒷골목에 성금을 두었으니 가보라'고 한 다음 전화를 끊기에 가보니 돼지저금통과 종이상자 하나가 놓여 있더랍니다.
5만원권 100장짜리 7다발, 500원짜리 동전 1531개, 100원짜리 739개, 50원짜리 21개, 10원짜리 46개... 모두 합하니 3584만 900원이더랍니다. 이 '천사'가 11년째 기부한 액수를 합하면 1억 9720만 4020원이라고 합니다.
대한적십자사엔 또 다른 익명의 천사가 찾아와 1억원짜리 수표 한 장이 든 흰 봉투를 놓고 갔다고 합니다.
28일에 적십자사 사무실로 찾아오신 70대의 할머니는 '평생 아낀 돈이니 꼭 좋은 곳에 써달라'고만 부탁하고 총총히 떠나셨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성함만이라도 알려달라고 졸랐지만 한사코 거부하셨다고 합니다.
선행에서 중요한 것은 행위이지 하는 사람의 이름은 아닐 겁니다. '장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이 그의 이름이 아니고 그의 향기인 것처럼. '익명 천사들' 덕에 행복하고도 부끄러운 세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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