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리영희 선생님 (2010년 12월 5일)

divicom 2010. 12. 5. 10:24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시대의 지식인' '실천하는 지성'으로 불려온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5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지병인 간경화로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에 입원했던 리 교수는 이날 오전 0시40분께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929년 평북 삭주에서 태어난 리 전 교수는 1957년부터 합동통신에서 기자로 일하다 1964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이후 조선일보 등에서도 기자생활을 하다가 수차례 해직되기도 했다.

   1972년부터 1995년까지 한양대에서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박정희, 전두환 정권 때 각각 4년간 해직됐고 1989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다시 구속되는 등 일생에서 8년이나 옥고를 치렀다.

   리 전 교수는 생전에 언론자유상, 만해실천상, 한국기자협회 제1회 '기자의 혼'상, 후광 김대중문화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전환시대의 논리' '분단을 넘어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21세기 아침의 사색'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으며 2005년 대담집 형식의 자서전 '대화'의 발간을 끝으로 집필 활동과 사회적 발언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지성인의 양심' '시대의 교양'으로 일컬어지는 리 교수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삶과 사회정의, 민주주의, 분단과 민족을 삶의 문제로 고민하는 남다른 열정으로 지식인들의 추앙을 받아왔다.

   유족은 배우자 윤영자씨와 아들 건일ㆍ건석씨, 딸 미정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선생님의 삶은 청동 거울입니다. 시대를 넘어 들여다 보는 모든 이를 부끄럽게 합니다. 그 단단함, 그 맑음. 한 사람이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많은데, 나는 얼마나 한가로이 살고 있는가 돌아보게 합니다. 지금 이 나라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맑은 정신, 맑은 판단으로 '분단을 넘어서' '좌우의 날개로' 나는 것인데, 이 요원해 보이는 목표를 두고 너무 빨리 가셨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의 노고를 생각할 때 차마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선생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부디 편히 쉬소서. 저희 모두를 동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