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오늘이 '학생의 날'인 걸 기억하세요? 기억하시는 분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1929년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 지배 아래서 신음할 때, 광주의 일본 학생이 조선 여학생을 모욕함으로써 촉발된 학생운동을 기려 정한 날입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이미 1920년대 광주에서는 의식있는 조선 학생들의 항일운동이 활발했는데, 여학생이 모욕당하는 걸 목격한 조선 남학생들이 일본 학생들과 싸우기 시작, 11월 3일엔 대대적인 격돌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하필 일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명치절(明治節)에 벌어진 이 충돌로 수십 명의 학생이 부상했다고 합니다.
'학생의 날'은 학생들의 항일운동 정신을 기리고자 1953년 10월 정부기념일로 제정되었습니다. 1970년대초 유신독재를 반대하는 학생운동이 거세어지자 1973년 3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6615호)이 공포되며 폐지되었고, 1985년에야 규정개정을 통해 다시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세속적 성공과 안락을 추구하는 대다수의 부모들에게 길들여져, 몸은 커도 마음은 약하고 이익엔 예민하되 정의엔 둔감한 오늘의 청소년들 속에도 불의에 맞서던 선배들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을 겁니다. 학교 체벌이 금지되었다고 나태와 방종을 즐기어 스스로를 하찮은 인간으로 전락시키지 말고, 인터넷으로 좁아진 세계, 온갖 분열로 시끄러운 이 나라에서 젊은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숙고하고 결단하기를 바랍니다.
낙엽 사이를 걸으며 시를 읽고 가끔은 푸른 하늘에 눈을 주는, 부자나 힘 있는 사람 앞에서 기죽지 않고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의 편이 되는, 불의를 보면 상대가 누구든 체벌이 있든 없든 맞서 싸우는 청년다운 청년들, 패기있는 젊은이들이 그립습니다. 특히 백령도의 군기지에서 생일을 맞은 공군 일병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다, 이정우,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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