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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광화문 공연이 남긴 것 (2026년 3월 24일)

divicom 2026. 3. 2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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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BTS 행사 지원 서울시 통합현장본부를 찾아 공연 안전관리 대책과 계획을 점검한 뒤 공연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3.21

 

BTS 공연 이틀 전 밤, 즉 3월 19일 밤 늦게 잠자리에 들며

내일 아침엔 아홉 시까지 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7시에 울린 문자 도착 음 때문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서울시가 BTS 행사로 도로를 통제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한글과 영어로 보낸 것입니다. 오후 5시에도 같은 서울시

문자를 받았습니다. 오후 7시 59분에는 종로구청이 보낸

비슷한 문자를 받았고, 오후 9시에는 또 서울시 문자가 왔습니다.

공연 당일 날에는 오전 9시, 9시 30분, 오후 8시 7분과

8시 15분에 서울시 문자가 왔습니다.

 

저는 BTS 팬클럽 '아미'의 회원은 아니지만, BTS가 세계 무대에서

거든 성공을 누구보다 기뻐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잠을 깨운

문자, 바쁜 부엌일 중에 고무 장갑을 벗게 한 문자들을 받고도

기분 나빠 하는 대신 BTS의 무대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랐습니다.

 

미국의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BTS 공연을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는 말을 듣고도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BTS 팬들은 전세계에 있으니까요.

 

콘서트 당일 시간 맞춰 텔레비전을 켰습니다. 넷플릭스가

전세계에 생중계를 해도 국내에서는 텔레비전을 통해 BTS의

콘서트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서울 광화문 한복판을 내주고 문자 폭탄을 받고 지하철이 역을

건너 뛰고 버스가 우회하고, 총리까지 나서서 행사장을 점검하고,

경찰관, 소방관은 물론 수많은 공무원들이 동원돼 행사가 무사히

치러지게 했다면, 적어도 그 행사를 국민 모두가 텔레비전을

통해서나마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BTS 멤버들은 이번 콘서트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들에게 이 콘서트는 불쾌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의 BTS 콘서트 관련 기사에는 콘서트를 칭찬하는 댓글과

함께 콘서트 주최 측과 서울시, 정부를 비난하는 댓글이 많습니다.

 

칭찬하는 사람들은 비난하는 사람들이 '시기 질투'한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비난 댓글을 단 사람들 중엔

이번 공연을 통해 '국민 밴드'인줄 알았던 BTS가 '아미'와 넷플릭스

가입자만의 밴드라는 사실에 분노한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안타까운 건, BTS 콘서트가 어느 나라보다 심하게 분열된

한국 사회를 통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는데 그러기는커녕

분열을 심화했다는 사실입니다. 더구나 콘서트의 제목이

한반도 사람 모두를 하나로 묶던 아리랑'이었는 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