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183: 사랑 때문에? (2023년 8월 20일)

divicom 2023. 8. 20. 23:07

몇 군데 돈을 보내야 할 곳이 있어서

텔레뱅킹을 하는데, 암호 숫자를 두 번이나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세 번 잘못하면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는 투의 ARS 협박을

들었습니다.

 

마트에 생강을 사러갔습니다.

흙생강은 100그램에 2,300원인데

바로 옆 '깐 생강'은 698원이라기에

한 봉을 샀습니다. 집에 돌아와 찬물로

땀을 씻고 나서야 698원이 아니라

6980원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본래 숫자에 어둡고 눈도 몹시 나쁘지만

깐 생강이 흙생강보다 비싼 게 당연한데

그런 실수를 하다니... 부끄러웠습니다.

 

저녁밥을 해 주겠다는 아들에게 찬밥이

많으니 달걀볶음밥을  해 달라고 했는데

아들이 밥을 볶으려 하니 찬밥이 없었습니다.

찬밥 있던 것을 점심에 먹고도 냉장고에

있다고 착각한 겁니다.

 

다행히 텔레뱅킹 실수는 두 번으로 끝났고

마트에서는 생강을 환불해 주었습니다. 

찬밥이 없어 놀란 저를 본체만체 아들은

얼른 밥을 지어 달걀볶음밥을 해 주었습니다.    

 

연거푸 실수를 저지르고 나니 머리가 띵합니다.

저라는 인간을 믿어도 될까 요?

도대체 실수를 거듭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직장생활할 때 아들을 보살펴 주신

어머니와 이모 두 분 모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계시고, 꼭 마지막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 후배의 어머니께 인사  드리지 못한 게

마음 아파서일까요?

 

제 마음을 채우고 계신 세 분 때문에 연거푸

실수를 저질렀지만, 실수의 원인이 사랑이라

잘 마무리된 것일까요?

 

실수의 원인이 사랑이라 해도, 그래도...

내일은 실수 없는 하루를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