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물러갔다는 거짓말로
즐겁게 시작했던 4월...
붉은 눈으로 지난 한 달을 돌아봅니다.
꽃과 나무, 대지, 사람... 갈증을 느끼지 않은 존재가
하나도 없었을 한 달, 억울한 사람이 너무나 많았던 날들...
나날이 중력이 가중되어 이것 저것 버렸지만
새 화분들이 들어오며 가족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무릎 꿇을 힘이 있는 날은 매일 아침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과 제가 알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십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울 수 있게
해주십사'고 기도했지만 기도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중력을 이기지 못한 눈의 실핏줄이 터졌습니다.
처음 보는 빨강이 흰자위를 물들였는데 세상의 빛깔은 여전합니다.
눈을 감고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며 4월의 더께를 걷어냅니다.
5월의 숙제가 5월보다 먼저 와 있지만 그래도 새달!
5월아, 가시 돋친 향기의 계절아, 어서 오렴!
웃고 싶은 사람은 웃고 울고 싶은 사람은 우는 날들,
중력에 붉어진 눈은 있어도 억울한 사람은 하나도 없는 날들이 되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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