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118: 청둥오리처럼! (2022년 5월 11일)

divicom 2022. 5. 11. 17:08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어서일까요?

한국은 '길들이는' 나라입니다. 남하고 비슷하게 생각하며 비슷한 목표를 좇고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야 살기도 쉽고 소위 '성공'이란 걸 하기도 쉽습니다. 

그러니 각기 다른 사고와 경험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집단 지성'의

효과보다는 비슷하게 살며 '집단 편안'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집단 우둔'을

초래하는 일이 흔합니다.

 

거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야성미를 풍기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야성'은 '자연 그대로의 성질'을 말하는데 오늘의 한국에선

어린이들에게서조차 자연스런 천진함보다 어른스런 눈빛이 자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생물들 중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종'들이 있듯이 야성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특질입니다.

 

인생의 아이러니는 여기에도 적용됩니다.

길들여진 사람보다는 야성을 지닌 사람이 매력적이니까요.

육체는 시간에 닳고 길들여져도 정신은 야성을 유지할 수 있으니

불행 중 다행입니다. '뭐, 저런 할머니가 다 있어?' 하는 식의 눈총을 받더라도

죽는 날까지 길들여지고 싶지 않습니다.

<월든>과 <시민 불복종>의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나 봅니다. 그의 에세이 '걷기 (Walking)'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In literature it is only the wild that attracts us.

Dullness is but another name for tameness. It is the

uncivilized free and wild thinking in Hamlet and the Iliad,

in all the scriptures and mythologies, not learned in the

schools, that delights us. As the wild duck is more swift

and beautiful than the tame, so is the wild--the mallard--thought,

which 'mid falling dews wings its way above the fens."   

 

"오직 날 것 그대로의 문학만이 우리를 매혹한다.

지루함이란 길들임의 다른 이름이니까. 우리를 기쁘게 하는 건

'햄릿'과 '일리아드'에 나오는 점잖치 않고 제멋대로이며 무모한

사고(思考)처럼, 모든 경전과 신화에는 있지만 학교에선 배울 수 없는 사고이다.

길들여진 오리보다 야생 오리가 더 재빠르고 아름답듯이, 

떨어지는 이슬 사이로 날개를 펼치고 습지 너머로 날아오르는

'청둥오리'같은 사고가 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