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114: 태어나지 않을 거야 (2022년 4월 8일)

divicom 2022. 4. 8. 11:15

고통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어떤 상태에 갇혀 있다가

간신히 놓여나 다시 밥을 지어 먹게 되었습니다. 

원래도 먹는 일이나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 꾸미는 일 

같은 것에 큰 흥미가 없었지만 심하게 앓고 나면 더더욱

생(生)의 열기란 것이 징그럽게 느껴집니다.

'다시는 태어나지 말자, 이 소음과 현란 속으로

다시는 오지 말자' 마음먹고 먼 데 하늘을 바라봅니다.

 

얼마 전에 이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는 미국 시인 셸 실버스틴

(Shel Silverstein)도 비슷한 생각을 했나 봅니다.

그의 시집 <걸음길이 끝나는 곳에 (Where the Sidewalk Ends)>에

실린 '난 부화하지 않을 거야 (I Won't Hatch)'라는 시가 그 증거입니다.  

 

 

I Won’t Hatch!

 

Oh I am a chickie who lives in an egg,

But I will not hatch, I will not hatch.

The hens they all cackle, the roosters all beg,

But I will not hatch, I will not hatch.

For I hear all the talk of pollution and war

As the people all shout and the airplanes roar,

So I’m staying in here where it’s safe and it’s warm,

And I WILL NOT HATCH!

 

난 절대 부화하지 않을 거야!

 

난 달걀 속에 살고 있는 병아리 암컷이야,

그렇지만 부화하지 않을 거야, 절대 안 해.

암탉들은 키득대고 수탁들은 졸라대지만,

난 부화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안 해.

공해와 전쟁에 대한 온갖 얘기가 들려오고

사람들은 외쳐대고 비행기들은 요란해,

그러니 난 여기 안전하고 따뜻한 곳에 머물 거야, 

절대로 부화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