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날씨'를 검색하니 섭씨 37도. 그래서 이렇게 땀이 나나 봅니다.
제 체온과 창밖의 온도 중 어느 것이 높을까요,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더위가 제 머리 속 나사 몇 개를 풀어 놓았는지 이 여름을 겪으면서 웃음이 많아졌습니다.
유례 없는 폭염 끝에 안부를 묻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을 어떻게 살았느냐고...
조금 전에도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에어컨 빵빵 틀고 살았느냐고 하기에 우리 집엔 에어컨이 없다고 했더니
"그럼 찜질방에서 사셨네요?" 합니다.
에밀리 디킨슨은 '내가 죽음에게 가지 않으니 친절한 죽음이 내게로 와 주었다'고 했는데,
제가 찜질방에 가지 않으니 친절한 찜질방이 제게로 와 준 것일까요?^^
하루에 몇 번씩 물을 끼얹으면서 여름을 보냈지만
늘 감사하는 나날이었습니다.
물이 있어서 끼얹을 수 있으니 고맙고
옥탑 단칸방이 아니어서 고마웠습니다.
뒷산의 매미 소리와 짙푸른 나무들 덕에
이 더위에 괘념치 않는 존재들이 있음을 알게 된 것도 고마웠습니다.
그나저나 내년에도 이렇게 더울 거라며 에어컨을 사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수종 선배도 그런 얘기를 들으시는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에어컨을 쓰지 않아야 한다는 당위와
에어컨 없이 또 이런 여름을 보내다가는 온열질환으로 쓰러질지 모른다는 위협 사이에 놓인
김 선배와 저 같은 사람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동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숙생' 최희준 별세(2018년 8월 25일) (0) | 2018.08.25 |
---|---|
남자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2018년 8월 23일) (0) | 2018.08.23 |
코피 아난 타계(2018년 8월 20일) (0) | 2018.08.20 |
종교의 몰락(2018년 8월 18일) (0) | 2018.08.18 |
부자는 더 부자 되고 서민은 더 가난해져(2018년 8월 13일) (0) | 2018.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