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결심한 대로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 구독을 중단했습니다.
현재 구독하는 신문은 단 하나, 두 개는 더 봐야할 텐데 어떤 신문을 볼까...
고민 끝에 중앙일보를 골랐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신문과 대쳑점에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수천 명의 중앙일보 독자가 떨어져 나갔다는 소문도 들어서입니다.
중앙일보를 보던 소위 보수층 독자들이 박근혜 씨의 탄핵에 jtbc가 크게 기여했는데
jtbc와 중앙일보는 한 가족이다, 그러니 중앙일보 구독을 중지하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또 하나 중앙일보를 선택한 이유는 그 신문사에서 The Joongang Daily News라는 영문신문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 대신 중앙일보와 중앙데일리뉴스를 보기로 한 거지요.
저희 집 부근에 중앙일보 지국이 있는지 찾아보니 저희 동네는 물론
어느 곳의 지국도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중앙일보 웹사이트에도 지국에 관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마침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전화번호가 나와 있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ARS 였습니다. 기계가 전화를 받더니 제가 사는 지역번호와 제 전화번호를 누르라고 했습니다.
번호를 남기면 자기네가 전화를 하겠다는 겁니다.
내 돈 내고 신문을 구독하는 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제 번호를 눌렀습니다.
조금 있다가 전화가 왔습니다. 젊은 목소리의 여직원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신문을 구독하려고 한다니까 자신이 담당부서로 연락해서 그쪽에서 제게 전화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사는 동네를 묻기에 얘기했더니 다시 제 이름을 물었습니다.
신문을 보는데 왜 이름까지 밝혀야 하느냐, 그쪽 부서 번호를 알려주면 내가 전화하겠다고 하니
안 된다고 했습니다. 반드시 자신이 그쪽에 제 이름과 동네, 연락처를 전달해서 그쪽에서 제게
연락을 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왜 그렇게 복잡한 걸까요?
그 직원은 '죄송합니다'를 연발했습니다. 저는 이건 시스템의 잘못이지 당신의 잘못은 아니라고
말해준 후 구독을 포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직원의 마지막 '죄송합니다'를 들은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신문이 죽어간다는 시대에 신문 하나, 아니 두 개를 구독하려고 전화한 것뿐인데
왜 이러는 걸까요? 중앙일보는 왜 저의 구독을 거부하는 걸까요?
독자가 너무 많아 머리가 아픈 걸까요?
세 가지 신문을 구독하다가 한 가지만 보니 좋은 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문 보느라 보내는 시간이 줄어 다른 것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줄어든 신문 구독료 덕에 적금을 들 수도 있겠지요.^^
'신문의 날'이 4월 7일이니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때쯤이면 또 신문의 독자가 줄고 있다느니 신문의 위기라느니
신문의 미래를 걱정하는 기사들이 나오겠지요.
이 블로그에 있는 '신문의 죽음'이라는 칼럼에도 이미 썼지만
'신문의 죽음'을 재촉하는 건 신문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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