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다시 군자란!(2018년 3월 27일)

divicom 2018. 3. 27. 10:38

꽃도 사람 같습니다. 귀여운 사람, 어여쁜 사람, 믿음직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꽃 중에도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꽃, 사랑스러운 꽃, 친구 같은 꽃이 있습니다. 

아메리카합중국을 좋아하진 않지만 아메리칸 블루를 좋아한다면 모순에 빠지는 걸까요?


마당이 없는 저희집에서는 베란다가 마당 노릇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베란다로 나가 크고 작은 화분들에게 인사합니다. 굿모닝!

어떤 친구는 새 잎을 내고 어떤 친구는 수줍게 꽃봉오리를 보여 줍니다.


저만치 푸른 잎 가득한 화분들 사이에서 쑥쑥 솟아오르는 꽃대는 군자란입니다. 

그저께까지는 푸르던 봉오리 끝이 어제부터 연지를 바른듯 주황빛입니다.

이제 며칠 지나지 않아 저 봉오리들이 활짝 열리면 베란다가 밤에도 환할 겁니다.


군자란 꽃빛은 너무도 밝아 그 빛에 책을 읽어도 좋고

밝긴 해도 날카롭지 않으니 그 옆에 앉아 술잔을 기울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군자란 한 분이 왕성하게 성장해 아우에게도 한 뿌리 분양하고

두 개의 화분에 나누어 심었을뿐 아무 것도 해준 게 없는데

저리도 늠름하게 자라 꽃 피우는 겁니다.


다시 군자란을 보며 그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척박한 환경을 탓하는 대신 말없이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군자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