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일본 가기 전에: 후쿠시마 오염과 제염(2018년 3월 4일)

divicom 2018. 3. 4. 11:06

해외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들 중엔 '일본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편하더라'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일본 여행 비용이 국내 여행 비용보다 싸다며 일본으로 떠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젊은이들 중엔 유학이나 취업을 위해서 일본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흔합니다.

한국에서 가깝다는 게 큰 매력이겠지요.


1980년대 회사 출장으로 몇 차례 방문했던 일본, 아닌 게 아니라 다른 어느 나라보다 편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시민의식과

도농격차가 우리처럼 심하지 않은 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누군가 일본에 가겠다고 하면 되도록 가지 말라고 말립니다.

2011년 동일본 지진 때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물질이 유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애써 오염이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저는 후쿠시마현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많이 가는 도쿄까지 오염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언론은 한국의 언론과 달라 '국익'에 반하는 기사는 쓰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하는 양심은 어디에나 있고, 이 블로그에는 바로 그 양심 중 한 사람의 발언이

기록돼 있습니다.(http://blog.daum.net/futureishere/630).


마침 어제 경향신문의 '여적' 칼럼에 서의동 논설위원이 후쿠시마 오염 관련 글을 썼기에

아래에 옮겨둡니다.




[여적]후쿠시마 제염  

서의동 논설위원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성물질이 대량으로 유출된 이후 일본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제염(除染)’, 즉 방사성물질 제거 작업에 착수했다. 사고가 난지 2년 뒤인 2013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20~30㎞ 거리인 후쿠시마현 히로노마치(廣野町)의 제염작업 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 방진마스크를 쓴 헬멧 차림의 작업원들이 농가의 밭 표면에서 일정 두께로 흙을 긁어낸 뒤 나뭇가지, 지푸라기 등과 함께 비닐포대에 부지런히 담고 있었다. 민가의 제염작업은 더 복잡하다. 물에 적신 종이수건으로 지붕의 기와를 한장 한장 닦아내고, 고압살수기로 빗물관 내부를 청소한다. 가옥 1채를 제염하는 데 1000만원 안팎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주된 제염대상은 핵분열 물질인 세슘-137로 감마선을 내뿜으며 피부를 뚫고 들어가 인체에 축적된다. 체내 반감기는 108일로 빠른 편이지만 다량 피폭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민들은 제염작업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제염이후에도 방사선 수치가 크게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세입자인 세슘 등은 콘크리트 등 다공질 건축재의 구멍에 들어가면 표면을 닦아내거나 고압살수기를 분사해도 좀처럼 씻겨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제대로 하려면 콘크리트 표면을 일일이 갈아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마을 주변 삼림에 쌓인 방사성 물질의 제거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마을을 간신히 제염했다고 해도 숲에 쌓인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 방사선 수치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일본 원자력 정책을 비판해온 원자력 전문가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사고 직후부터 ‘제염은 오염을 옮기는 이염(移染)’일 뿐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7년을 앞두고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에서 30㎞ 가량 떨어진 이다테무라(飯館村)의 경우 제염이후에도 3가구 중 2가구의 방사선 수치가 정부 목표치의 3배에 달했고, 한 주택에선 수치가 2016년 이후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 주변 삼림에 있던 방사성물질이 바람 등을 타고 이동해 마을을 재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그린피스는 추정했다. 이걸 남의 일로 넘기기엔 한국의 원전밀집도가 너무 높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021556001&code=990201#csidx3b75cadbaba5761a9d271de7e8e62f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