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 일어나는 '경칩'... 제주에선 청보리싹이 돋아나고 충청도에서는 보리밟기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보리, 미나리, 봄동... 봄은 연두로 시작합니다.
오늘은 '봄 매화'라는 성함으로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의 '미수(米壽)' 즉 88세 생신입니다.
2015년 가을에 아버지를 여의고 두 번째 맞는 어머니의 생신, 어머니 가슴 속에 밤낮 없이 불어댈 찬 바람을
생각하면 제 마음의 헛헛함은 아무 것도 아니겠지요. 근 칠십 년 해로한 동행을 떠나보내신 어머니가,
아내 노릇과 어머니 노릇 때문에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누리시며 오래 함께 해주시길 기원합니다.
오늘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tbs FM95.1MHz)'에서는 요즘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가짜 뉴스'에 대해
생각해보고, 언제 들어도 좋은 가곡 '보리밭'과 사이먼 앤 가펑클의 'Mrs. Robinson', 카를라 브루니의 샹송
'Chanson Triste(슬픈 노래)', 송창식 씨의 '가나다라', 이연실 씨의'민들레'를 들었습니다. '책방 산책'에서는
허은실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와 오가와 히토시의 <아침 3분 데카르트를 읽다>를 읽었습니다.
히토시가 소개한 데카르트의 말을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여러 기술자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은 한 사람이 고생해서 완성한 작품의 완성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개입해 작품을 만들
경우 사람들 각자가 전체적인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제 글 '가짜 뉴스'를 옮겨둡니다.
가짜 뉴스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에 큰 영향을 끼쳤던 가짜뉴스가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어른들보다 청소년들이 가짜뉴스에 취약해서
중학생의 80퍼센트 이상이 광고와 뉴스를 구별하지 못하고,
기사의 크기나 이미지에 좌우된다고 하는데요,
가짜뉴스를 믿고 퍼뜨리는 데는 청소년들의 책임이 크지만
그들이 가짜와 진짜를 구별할 수 없게 된 데는
어른들의 책임이 큽니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다그치고,
‘진짜 실력’을 쌓는 것보다
‘남들의 인정’이 중요하다고 가르쳤으니까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건 필요하지만
지금이라도 교육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그 어느 때보다 가짜가 활동하기 좋은 요즘,
뉴스에서 예술, 사랑까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법을 알려줘야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짜는 널려 있지만 진짜는 숨어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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