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칼, 고독, 고수련(2017년 2월 12일)

divicom 2017. 2. 12. 10:38

오늘 아침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tbs FM95.1Mhz)'에서는 '칼'에 대해 생각해보고, 'Unchained Melody'와

'고향의 봄'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과 함께하는 '영화 읽기' 말미에는 영화

'Truman Show'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K.331)을 들었고,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하는

'책방 산책' 끝에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고독'을 들었습니다.


'책방 산책'에서는 예술비평가 올리비아 랭의 <외로운 도시>와, 최연혁 스칸디나비아정책연구소 소장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었습니다. <외로운 도시>를 읽을 때는 '혼자임(aloneness)'이 곧 '외로움 

(loneliness)'은 아니라는 말이 떠올랐고,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을 때는 한국은 '좋은 국가'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가 산책'에서 소개한 전시회는 인사동 노화랑에서 오는 수요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한국 미술사의 절정'이었습니다. 거기 전시될 이중섭의 '복사꽃 가지에 앉은 새'를 생각하며 '고향의 봄'을 선린어린이합창단의 노래로 들었는데, 다채로운 편곡이 색색의 봄꽃들을 보는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아시겠지만 복사꽃은 복숭아꽃입니다.


'즐거운 산책' 끝날 때 소개한 낱말은 '아픈 사람의 시중을 드는 것'을 뜻하는 '고수련'이었습니다. 방송에서도 얘기했지만, 지금 아파서 남들의 도움을 받는 분들, 너무 미안해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살다 보면 그 사람을 고수련하게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고수련하며 전에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도움을 갚을 수도 있으니까요. 병이나 아픔을 

해결 가능한 '문제'로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오늘 마지막 곡은 황구영 씨의 '나는 문제 없어'를 들려드렸습니다. 

지금 고통과 싸우는 분들, 꼭 이겨내시고, 이겨낼 수 없다면 큰 깨달음이라도 얻으시길 빕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칼'을 옮겨둡니다.  


명장의 칼

 

명장이 만든 멋진 칼을 선물 받았습니다.

스윽쓱 잘 드는 칼을 신나서 쓰다가 손가락을 베였는데요,

열 손가락 중 하나를 다쳤을 뿐인데

집안일과 컴퓨터 작업은물론 세수하기도 힘듭니다.

 

손가락 때문에 불편을 겪다보니

심한 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21세에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에 걸려

1~2년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진단을 받았던 스티븐 호킹은

뛰어난 과학적 업적을 세우며 올 초에 만 75세가 되었습니다.

 

호킹과는 비교할 수 없게 평범한 저는

평범한 만큼 편한 삶을 살아왔는데

한동안 그 사실을 잊고 지냈습니다.

 

칼을 선물하면 관계가 끊어진다고 하지만

친구가 선물한 칼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잊고 있던 행운도 상기시켜주니 그냥 칼이 아닙니다.

이 칼은 명상의 칼’, 이 칼을 선물한 친구에게 더욱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