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에서는 '잠옷'에 대해 생각해보고, 올리비아 뉴튼 존의 'Let me be there',
김민기 씨의 '상록수', 헤일리 웨스턴라의 'Dream a little dream', 라이오넬 리치와 다이아나 로스가 부르는
'Endless love'를 들었습니다. 3부 시작할 때는 레이 찰스의 'Let the good times roll'을 듣고, 유타 바우어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 <할아버지의 천사>를 읽었습니다.
독일 작가 유타 바우어(Jutta Bauer)의 책 <할아버지의 천사>는 유혜자 씨의 번역으로 나온 책인데, 이 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손자를 즐겁게 하는 할아버지가 나옵니다. 추석 앞두고 오랜만에 손자손녀를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소개했습니다.
이 책의 할아버지는 병석에 누워 계시는데 할아버지를 찾아간 손자에게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해줍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생각해보면 난 정말 멋진 인생을 살았단다... 난 정말 운이 좋았단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그 말씀 속에 손자를 즐겁게 한 비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의 표정은 밝고 밝은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손자는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마친 후 밖으로 나가며 "정말 멋진 하루였어요"라고 말하는데, 할아버지가 자신의 인생을 '참 멋진 인생'으로 느끼셨으니 손자도 할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을 '정말 멋진 하루'로 느낄 수 있었겠지요.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 하는 <책방 산책>에서는 '농부소설가' 최용탁 씨의 산문집 <아들아, 넌 어떻게 살래?>와, 무등산의 옛 이름을 필명으로 쓰는 작가 무돌 씨의 그림책 <한가위만 같아라>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윤석중 작사 홍난파 작곡의 '달맞이'였고, 마지막 노래는 비틀즈의 'Hey Jude'였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잠옷'을 옮겨둡니다.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는 다음 일요일(18일)엔 추석연휴 특집방송으로 인해 쉬고 그 다음 일요일(25)일에 방송됩니다. 오늘 들려드린 음악 명단은 tbs홈페이지
(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잠옷
여름엔 속옷 차림으로 자던 사람도
바람이 서늘해지면 잠옷을 찾습니다.
아무 옷이나 편한 것을 입고 자면 되지
굳이 잠옷을 입어야 하느냐고 하지만
늘 같은 잠옷을 입고 잠자리에 드는 사람과
아무 거나 편한 옷을 입고 자는 사람의 잠은 다를 겁니다.
잠옷은 일종의 유니폼입니다.
유니폼은 입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쳐
사람들은 그 옷에 맞게 공손해지거나 용감해집니다.
그러니 늘 입던 잠옷을 입으면 자기도 모르게
잠잘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꼭 상점에서 파는 잠옷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늘어난 티셔츠나 헐렁한 바지가 있다면 그걸 잠옷으로 삼으면 되니까요.
유일한 조건은 주머니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잠은 꿈나라로 가는 짧은 여행... 몸이 가벼울수록 여행이 수월합니다.
이승을 아주 떠나는 사람들의 옷에 주머니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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