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소규모 출판사 ‘북스피어’를 운영하는 김홍민 대표가 고 김관홍 잠수사의 부인을 지원하기 위해 ‘꽃다발 책 묶음’을 제작해 독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스피어가 지난 5일 펴낸 김탁환 작가의 장편소설 <거짓말이다>는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에 참여했던 민간인 잠수사 고 김관홍씨의 증언이 모티브가 된 책이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수습한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작가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세월호 참사를 다룬 팟캐스트 방송 ‘416의 목소리’에 참여하면서 김 잠수사를 만났고, 그와 긴 시간동안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소설을 썼다.
생전의 김 잠수사를 동거차도에서 만났던 김홍민 대표는 “김관홍 잠수사는 쾌활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았으며 뭐든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었다”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고 김 잠수사는 세월호 인양 작업에 참여한 뒤, 근육통과 허리통증을 안고 살았다. 더 이상 잠수를 할 수 없었던 김씨의 가족은 생계를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서 화원을 운영했다.
김 대표는 책을 만들면서 고 김관홍 잠수사의 아내와도 만나게 됐다.
그는 “(고 김 잠수사의 아내가 운영하는) 꽃집에 갔을 때, 문득 ‘책과 꽃을 함께 주문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꽃다발 책 묶음’을 제작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후, 김 대표가 ‘꽃다발 책 묶음’을 기획하고, 꽃다발 상품권으로 제작하기 까지는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는 기술적인 문제와 꽃 배송의 어려움 등으로 꽃다발 책 묶음을 구현하기가 힘들었고 가까스로 마련한 돌파구로 ‘꽃 배송 상품권’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독자들에게 “책과 꽃이 잘 어울린다 싶기도 했고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진 김관홍 잠수사 아내분을 어떤 식으로든 격려해 주고 싶다는 마음도 커서 아내분과 논의한 끝에 ‘꽃 배송 상품권’을 만들게 됐다”며 “‘이왕 꽃을 주문하실 거면 꽃바다에서’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당부했다.
꽃다발은 김 잠수사의 아내 김혜연 씨가 운영하는 꽃바다(fbada.com)를 통해 배달된다. 꽃 판매 수익금은 김씨와 고 김 잠수사의 세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저자 인세는 모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기부될 예정이다.
앞서 가수 이승환씨도 지난 15~16일까지 이틀 간 열린 자신의 공연 ‘궁극의 폼(WET)’을 찾은 관객들에게 고 김 잠수사의 아내가 운영하는 꽃집에서 장미를 구입해 선물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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