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월이 끝나갑니다. 사월 하면 4.19혁명을 생각했는데, 2년 전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이젠 4월은 세월호의 달이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오월, 오월 바람에서는 피 냄새가 납니다. 이 나라가 오늘에 이를 때까지 피 흘린 사람이 참 많습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이 알량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흘린 피가 강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린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조롱하는 사람들과 단체들이 있습니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건 '어버이연합'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입니다. 기가 막힌 건 이들은 '부끄러움'조차 모른다는 겁니다.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수억 원의 돈을 그냥 주었을 리가 없다, 청와대 지시로 주었을 게 틀림없다는 말이 나오자,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이 어제 기자들과 만나 "대변인 입장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청와대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행정관이 했다는 것이고, 그 행정관이 '지시가 없었다, 지시 안 했다'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허 행정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활동해온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종북단체'로 부르며 어버이연합에게 정대협 앞에서 시위하라고 주문했다고 하는데, 정 대변인은 "행정관 개인 말에 대해서는 따로 할 말이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참 부끄러운 동행들입니다.
제가 알기로 어버이연합과 전경련의 돈독한 거래를 처음 보도한 건 JTBC입니다. 아래에 JTBC보도를 활자화한 오늘 경향신문 기사를 옮겨둡니다. JTBC와 경향신문이 있어 불행 중 다행입니다. 경향신문 기사 원문은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4252358015&code=940100
'어버이연합 게이트’: “전경련, 어버이연합 차명계좌에 4억원 추가 송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한민국어버이연합에 지원한 자금이 이미 밝혀진 1억2000억원 외에 4억원 더 있어 모두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25일 2012년 초부터 전경련에서 어버이연합으로 들어간 돈 4억여원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1억2000만원 외에는 추가로 받은 돈이 없다”고 밝혀온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입장에 배치되는 내용이다.
JTBC가 공개한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알려진 벧엘선교재단 계좌 입금 내역을 보면 2012년 2월21일 처음 전경련이 180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나와 있다. 2013년 11월 5000만원, 2014년 2월 7000만원, 9월 5000만원 등 2014년 말까지 20차례에 걸쳐 5억2300만원이 지원됐다. 입금액은 2013년부터 급증했다.
전경련이 벧엘선교재단에 입금할 때마다 어버이연합은 친정부 집회를 열었다. 1800만원이 입금된 2012년 2월21일 어버이연합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지 집회를 열었다. 2013년 9월26일 어버이연합이 정부의 기초노령연금 축소 지지 선언을 하며 집회한 다음날은 전경련에서 1000만원이 입금됐다.
추 사무총장은 그동안 전경련에서 받은 돈의 쓰임에 대해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 등에 사용했다”며 지원금을 받고 집회를 개최했다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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