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떡볶이와 엄마(2016년 2월 28일)

divicom 2016. 2. 28. 11:50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떡볶이'에 대해 생각해보고,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여자의 마음 (La 

Donna E Mobile)', 삼일절 노래, 보스톤의 'Peace of Mind' 등 다양한 노래를 들었습니다. 2월도 오늘 내일이면 

끝나고 모레는 3월 1일입니다. 1, 2월보다 알찬 3월 보내시길 빕니다. 


3월 1일은 1919년 3월 1일에 일어났던 반일제 봉기, 즉 기미독립운동 기념일입니다. 벌써 97년... 백년이 되어가지만 이 나라는 아직 독립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이 이 나라의 소녀들을 소위 '군 위안부'로 끌고가 유린한 사실을 덮으려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를 돕는 격이니 '독립'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지요. 국회에서는 '테러방지법'을 막으려는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세계기록까지 바꿨다고 하지만, 여당은 초지일관 못들은 척 하니 아무리 민주적 장치가 있다 해도 그것을 존중하지 않을 때는 없는 것과 다르지 않겠지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법은 이미 있는데, 왜 

여당은 또 새로운 법을 만들려 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알 사람은 다 알겠지요.


나라꼴이 갈수록 우스워지니 지난 9월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를 살아계실 때보다 더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구십 평생 사시는 동안 한국 사회가 이보다 가난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천박한 적은 없었다고 하시던 아버지... 이 꼴을 보시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라고 저를 위로합니다.


오늘 '즐거운 산책' 첫 노래는 파바로티의 '여자의 마음'이었습니다. 여자의 마음은 바람에 날리는 깃털 같다는 가사이지만, 여자든 남자든 한결 같은 마음을 갖고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특히 요즘처럼 사회가 뒤숭숭하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새 물건으로 세상을 '선도(lead)'하는 것 같을 때는 부화뇌동하기가 쉽습니다. 요즘은 VR(virtual 

reality) 장비를 개발해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지만, 가상현실은 가상현실일 뿐 우리가 살아가는 곳, 살아내야 하는 곳은 현실(reality)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쪼들리는 생활인데 앞다투어 VR 장비를 사곘다고 하지 않을까... 트렌드에 휩쓸리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트렌드 덕에 이익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이수미 씨의 '여고시절'과, 플라시도 도밍고와 존 덴버가 함께 부르는 'Perhaps Love'도 들었습니다. 

오랜 친구처럼 반가웠습니다. 3부 시작할 때는 베이스 진용섭 씨가 부른 '기다리는 마음'을 듣고, 이성부 시인의 

시 '기다림'을 읽었습니다.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tbs.seoul.kr)의 '즐거운 삱책'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떡볶이'를 옮겨둡니다. 


 

떡볶이

 

 

학교 많은 동네에 살다 보니

어딜 가나 떡볶이집입니다.

쌀 떡볶이, 밀 떡볶이, 엽기적으로 매운 떡볶이..

모두 떡을 고추장에 볶은 것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집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가끔 고추장떡볶이도 했지만

대개는 아이와 함께 궁중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가래떡 자른 것에 불고기 양념한 쇠고기를 조금 넣고

당근, 대파를 곁들여 볶으면

맛좋고 영양 많은 궁중떡볶이가 완성되었습니다.

 

떡볶이집은 늘 아이들과 엄마들로 붐비지만,

너무 자극적인데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라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권할 건 못 됩니다.


아이에게 빨간 떡볶이와 노란 튀김을 사 먹인 후

서둘러 학원 차에 태우는 어머니들이

가끔 아이와 함께 궁중떡볶이를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요?

 

떡볶이는 빨간 것이라는 편견을 갖지 않게 되고

행복한 추억까지 덤으로 얻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