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씩 미역국을 끓여 먹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지만 그렇게 해 먹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건망증 탓이 큽니다. 어젯밤엔 멸치로 국물을 내어 미역국을 끓였는데, 미역국엔 양념을 별로 넣지 않아도 맛이 좋습니다.
맛있는 미역국을 끓이려면 미역이 중요한데, 저는 기장미역을 씁니다. 어머니 세대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던 '기장
미역'이 부산광역시 기장군 출신의 미역을 뜻한다는 걸 안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미역 덕에 알게 된 기장이 전국에서 출산율이 제일 높을 뿐만 아니라 인구와 신생아 수 증가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하니, 미역만 살기 좋은 곳이 아니고 사람이 살기에도 좋은 곳인가 봅니다. 아래에 행복한 동행들이 있는 기장군의 비결을 다룬 중앙일보 기사를 옮겨둡니다. 기사 원문과 관련 사진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11903540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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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 출산 1위 만든 건 '반값 전세'
한국의 2014년 출산율(1.21명)은 전년(1.19명)에 비해 다소 올랐으나 신생아 수는 1020명 되레 줄었다. 가임 여성 수의 감소 탓이다. 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신생아 수·인구수도 동반 증가해야 한다.
1998~2014년(출산율은 2000~2014년) 세 가지 모두 증가한 시·군·구는 충남 당진시, 충북 청주(청원구), 부산 강서구·기장군 등 네 곳. 이 중 으뜸은 기장군이다. 인구와 신생아가 각각 86%, 95% 늘었고 출산율은 1.31명에서 1.78명이 됐다. 기장군은 당진시처럼 큰 기업이 들어선 곳도 아니다. 그런데도 셋 다 증가한 기장군의 비결은 뭘까.
지난 12일 오전 기장군 정관읍 중심 상가에는 형형색색의 유모차로 가득했다. 거리에는 노인보다 유모차가 많았다. 상가 식당은 엄마와 아이들로 붐볐다. “미술학원은 어디가 좋아” “어린이집은 ○○가 좋다” 등 수다가 이어졌다.
오후 3시 아파트 놀이터에는 애들 고함 소리가 넘쳤다. 주민 남기홍(39)씨는 “주위를 돌아보면 아이 둘을 둔 집이 대부분이다. 하나만 있으면 한 명 더 낳아야 할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기장군은 전국 최고령 도시 전남 고흥군과 달리 활기가 넘쳤다.
기장군은 ‘육아 천국’이다. 인구 밀집지역인 정관신도시 집값이 인근 부산·울산의 50~70%다. 아파트 전셋값은 1억원 중반대(전용면적 59~85㎡)다. 부산 해운대까지 30분, 울산 시내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부동산 중개업소 최모씨는 “기장군은 지가가 싼 농촌 지역이어서 아파트 분양가·전세가가 원래 낮았다. 부산·울산의 반값이면 여기서 같은 크기의 집을 얻을 수 있다. 이곳을 찾는 이의 90%가 20~40대”라고 말했다. 전업주부 김옥진(36·여)씨는 “부산에 살다가 집값이 싸서 기장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며 “육아 여건이 좋아 계속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장군에는 365일 시간제 보육시설이 두 군데 있다. 평일 오후 10시, 주말 오후 6시30분까지 애를 봐준다. 맞벌이나 자영업 부부가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 좌광천 산책로(왕복 7.6㎞)는 유모차 무장애
(barrierfree) 길이다.
비수도권에 20개밖에 없는 공공어린이도서관이 여기에 있다. 모든 어린이집과 초·중·고에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하고 보육교사에게 교통비(월 5만원)를 지원한다.
워킹맘 전태경(40)씨는 “부산에서 주말 근무 때 아이(7) 때문에 고민하다 기장으로 이사했다”면서 “보육 서비스에 100% 만족한다”고 말했다.
기장군 정관읍의 19세 이하 인구 비율은 29.3%(2015년)로 전국 평균보다 9%포인트 높다. 97년 이후 핵심 가임 여성(20~39세)이 17년 만에 33% 증가했다. 대형 신도시(동탄·수지 등)를 제외하곤 가장 높다. 군내 산부인과가 3곳 있고 이 중 한 곳이 분만산부인과(산부인과 전문의 3명)다.
젊은이가 늘면서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띤다. 2014년 등록사업체가 2010년에 비해 45.1% 증가했다. 전국(13.6% 증가) 평균의 3.3배다. 2005~2013년 지역내총생산(GRDP)도 52% 뛰었다. 하우주 정관읍장은 “젊은 사람이 많아서 소비가 활발하고 도시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이에스더·김민상·서유진·황수연· 정종훈·노진호 기자, 김준승(동국대 신문방송4)·서혜미(세명대 저널리즘2) 인턴기자 ssshin@joongang.co.kr 공동 취재=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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