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데이빗 보위 사망(2016년 1월 11일)

divicom 2016. 1. 11. 23:05

2016년에 들어선 지 열흘 만에 우리는 위대한 동행 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영국이 낳은 천재 음악가 데이빗 보위

(David Bowie)가 칠십 세도 못 되어 이승에서의 삶을 끝냈습니다. 


영국은 물론이고 세계의 뮤지션들에게 이번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계절인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 28일

헤비메틀 음악의 기초를 놓은 영국 음악가 'Lemmy(본명은 Ian Fraser Kilmister)'가 타계하고 보름도 안 되어 

또 하나의 큰 별을 잃었으니까요. Motorhead의 리더로 잘 알려진 레미는 12월 24일 일흔 번째 생일을 맞고 나흘 만에 저 세상으로 갔고, 지난 1월 9일, 그러니까 데이빗 보위가 죽기 하루 전엔 레미를 추모하는 행사가 할리우드의

Forest Lawn Memorial Park에서 열렸습니다. 그 행사는 유투브로 생중계되었는데 당시 전 세계 23만여 명의 

팬들이 그 행사를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데이빗 보위가 지난 8일에 내놓은 앨범 ★('블랙스타')는 유작이며, 동료 인간들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실린 곡  'Lazarus(우리말로는 '나자로')'의 유투브엔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보위의 모습, 죽음도 어쩌지 못하는 그의 자유로운 영혼이 보입니다. 


'Lazarus'는 성경 속에서 부활한 인물의 이름이라지만, 'Lazarus'를 보면 보위는 다른 '부활'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의 삶과 '형태'를 버리고 벌써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로 부활했다고나 할까요? 'Lazarus' 유투브를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삼가 그의 자유를 기원합니다. 아래는 보위의 사망을 다룬 한겨레신문 구둘래 기자의 기사입니다. 기사 원문과 사진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725679.html?_fr=mt2


*                             *                                *                                *


9분 58초짜리 대작 '★'남기고 ★로 떠난 데이비드 보위


그는 여러 번 죽은 뒤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다.” 미국 음악비평지 <피치포크>는 데이비드 보위의 25번째 앨범 <>(‘블랙스타라고 읽음) 앨범에 대한 평을 이렇게 시작한다. 보위가 지난 8일 자신의 69번째 생일에 내놓은 이 앨범이 유작이 되었다. 11일 오전 620(현지시각) 보위의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110일 데이비드 보위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18개월간의 암 투병 끝에 평화롭게 죽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0여년간 일체의 인터뷰도 하지 않고 2006년 이후에는 공연도 하지 않고 있지만, 보위는 최근 어느 때보다도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절정이 지난 8일 나온 앨범 <>였다. 영국 음악비평지 <롤링스톤>“70년대 이후 최고의 앨범”, <피치포크>신화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라고 상찬했다.


타이틀곡 는 지난해 1127일 싱글로 나오면서 앨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린 바 있다. 958초짜리 대작이다. 애초 11분인 곡을 아이튠즈의 원칙에 따라 10분 미만으로 조정했다. ‘뮤직비디오는 여러 기괴한 이미지들이 나오는 초현실영화 같다. 보위가 제안했다는 꼬리 달린 여인 외에도 우주에서 죽은 비행사의 해골, 하늘에서 흔들리는 세 개의 허수아비 등이 곡의 몽환적인 느낌을 이미지로 강화한다. 보위는 단추 눈을 한 장님 예언자로 나온다.


에는 보위 음악 중 처음으로 색소폰이 들어갔으며 앨범 전체는 재지해졌다. ‘티스 어 피티 시 워즈 어 호어’(Tis A Pity She Was A Whore)’(Sue)는 재즈 쿼텟인 도니 매캐슬린 밴드와 함께했던 2014년 편집앨범의 곡을 다시 녹음했다. ‘아이 캔트 기브 에브리싱 어웨이에 재즈 기타리스트 벤 몬더가 참여했고 마리아 슈나이더 오케스트라가 빅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심장 수술을 받았고 건강 상태가 안 좋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앨범에 참여한 누구도 그의 건강을 의심하지 않았다.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매캐슬린 밴드의 마크 줄리아나는 때때로 일곱 시간씩 지속되는 녹음을 했고 그동안 내내 보위가 목청껏 노래했다고 회상했다.일부 팬들은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면서 다른 별에서의 생부활을 연결짓기도 한다. 그의 그간의 행적과 연관된 반응이라 하겠다


1969년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노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로 스타덤에 오른 보위는 1970년대 글램록을 창시하며 시대를 풍미했다. 1972<지기 스타더스트>(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콘셉트 앨범을 발표하면서 스파이더스 프롬 마스’(Spiders From Mars) 밴드를 이끌고 기이한 화장과 복장으로 무대에 섰으며, 1973년 마지막 무대에서 지기 스타더스트를 영원히 매장하는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보위는 앨범에 실리기도 한 래저러스’(나자로)가 삽입된 동명의 뮤지컬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다. <래저러스>1976년 보위가 주연을 맡은 영화 <더 맨 후 펠 투 어스>(The Man Who Fell to Earth)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난해 1214일 뉴욕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은 120일까지 대부분 회차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나자로는 죽은 지 나흘 뒤 예수에 의해 부활한 성경 속 인물이다.


보위는 2002년 영국 <비비시>가 선정한 100명의 위대한 영국인 중 29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2004<롤링스톤>가장 위대한 예술가에서는 39번째에 위치했다. 1996년에는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앨범은 세계적으로 1억장이 팔렸으리라고 추산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난 팝의 천재인 데이비드 보위를 듣고 보면서 자랐다. 그는 재창조의 마스터로 (그의 죽음은) 커다란 손실이다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