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2주가 되어갑니다. 백 번째 생신 날 폐렴 기운으로 중환자실에 가실 때만 해도 돌아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더구나 입원 직후에 폐렴 기운은 사라졌으니까요. 스스로 호흡하시기가 벅차 산소마스크를 씌워드렸지만 의식도 명료하고 자손들과 말씀도 나누었습니다. 어머님도 곧 털고 일어나실 거라 생각하셨고 저희들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여러 날 밤을 새운 사람이 밀린 잠을 자듯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드셨습니다. 계기판에 나타나는 몸 상태는 산소 부족을 빼면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평생 고혈압 약을 드신 분인데 혈압도 정상이 되었고 맥박도 정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주무시다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그렇게 주무시다 가시고 말았습니다.
남들은 제게 어머니는 백수를 하셨으니 복 받은 분이라고 말하고, 저도 남들에게 우리 어머님은 크게 편찮으시지 않고 주무시다 가셨으니 복 받은 분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래도 사별은 사별입니다. 요즘은 늘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때로는 다정하고 때로는 부당하던 분이지만 이젠 다정했던 모습만 떠오릅니다.
제가 당신의 아들과 결혼하기 전 인사드리러 갔을 때 반갑게 제 손을 잡아 주시던 그 손의 온기... 당신은 교회에
다니시면서도 "너는 착하니 교회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하시던 일도 생각납니다. 따님 두 분을 먼저 보내셨으니 낯선 곳에서나마 반가운 해후를 누리고 계실까요?
어머니, 이득쇠 여사님, 제게 보여주신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만난 아버님과 따님들과 벡년의 피로를 씻으시고 이승의 아들들을 위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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