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9시 뉴스에 이어진 두 서울시장 후보의 마지막 토론을 보았습니다. 손석희 씨가 사회를 보았는데 마지막에 박원순 후보에게 1분 30초가 남아 있다면서도 그 시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이상했습니다. 손석희 씨는 토론 시간이 이미 초과되었다는 이유로 박 후보에게 남은 시간을 주지 않았는데, 토론 시간이 초과되었어도 시간을 정확히 양분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9시 45분인가 시작된 토론이 11시가 다 되어 끝났습니다. 토론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정몽준 후보가 참 무례하다는 것과 박원순 후보가 참 토론을 잘 못한다는 겁니다. 정 후보가 무례한 것은 건들건들하는 태도도 태도지만 마이크에 대고 기침하는 버릇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제일 높은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대로 하던 게 몸에 배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마이크에 대고 크으윽 목 다듬는 소리를 내거나 캑캑거리며 기침하는 건 참으로 무례한 행위입니다. 자신이 말하듯 서울시민을 존경한다면 더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존경하는 사람 면전에 대고 그렇게 큰소리로 기침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갑자기 나오는 재채기도 존경하는 사람 앞에서는 얼굴을 돌리고 하는 게 예의인데, 갑작스런 기침도 아닌 기침을 마이크에 대고 하니 얼마나 불쾌한지 모릅니다. 전에 본 토론에서도 그러더니 오늘 마지막 토론에서도 그러는 걸 보니 그런 태도가 아주 체질화된 듯합니다.
박원순 후보는 나경원 후보와 경쟁했던 2011년 가을 보궐선거 때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토론형 인재는 아님을 확인시켜주였습니다. 유들유들 웃어가며 국회에서 연마한 토론 실력으로 박 후보를 비아냥거리는 정 후보를 보니 박 후보에 대한 동정심이 일어났습니다. 저도 토론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그런 걸까요?
그러나 토론 실력이 곧 어떤 사람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을 여유있게 한다고 일을 여유있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웃으며 말한다고 그 말이 진실을 뜻하는 것도 아니지요. 2011년 가을, 말보다 행동을 선택했던 서울시민들, 다시 한 번 현명한 선택을 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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