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지도자가 모르는 것 (2013년 2월 24일)

divicom 2013. 2. 24. 15:00

오늘 tbs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지도자가 모르는 것’을 읽어드리고,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부르는 '달의 아들'을 틀어드렸습니다. '즐거운 산책'은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듣기'가 가능하지만 노래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다시 들을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노래... 혹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도자가 모르는 것'은 브레히트 시선 <악한 자의 가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시는 1936년이나 1937년에 브레히트가 나치 지도부의 타락을 풍자하여 쓴 시라고 하는데, 타락의 가능성은 나치 지도부뿐만 아니라 권력이 있는 곳 어디에나 있습니다. 내일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가 시작됩니다. 새 정부의 각료들 중엔 이 시에 나오는 장관들 같은 사람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지도자가 모르는 것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견해에 따르면

지도자는 모르고 계신다

교육부 장관이 언제나 취해 있고

작업 일선의 지도자는 결코 맑은 정신이 아님을

선전부 장관은 주둥이만 열면 거짓을 말하고 있음을

국방부 장관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경찰부 장관이 항공부 장관에 대해

뇌물을 먹고 산업 지도자들에게 국가에 나쁜

물품을 공급하도록 허용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음을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견해에 따르면

지도자는 또한 모르고 계신다

감옥에서 그리고 수용소에서 사람들이 맞아 죽어가고 있음을

소년단 소속의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부모를 경찰에 신고하고 있음을

겨울 구호금이 증발하고 몇몇 사람들은 여름에도 이를 먹고 살아가고 있음을

독일의 아들들이 스페인에 팔려지고 있음을

기업가들이 소득을 세 배로 올리고 있음을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견해에 따른 이 모든 것을 지도자께서 알게 되시면

그는 몇 명의 정직한 사람들을 불러들여

(가장 좋은 것은 수용소 중 하나로부터)

명패에 나는 절벽으로 이끄는 지도자다.’ 라고 쓰게 한 후

그 명패를 목에 걸고 파괴된 이 나라를 돌아다닐 것인가?

모든 사람들이 영문을 알 수 있도록?

그가 그렇게 할 것인가?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