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 시간에는 헤르만 헤세의 시 '눈 속의 나그네'를 읽어드렸습니다. 이 시는 헤세의 시집 <그대를 사랑하기에>에 실려 있습니다. 새해 들어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한때는 그치지 않을 것처럼 펑펑 내리던 눈도 점차 그쳐갑니다. 겨울이 아주 가기 전에 이 시를 읽는 이유는, 이 시가 겨울에서 시작해 봄으로 여름으로 다시 겨울로 가는 우리의 삶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헤세가 나이 들어 쓴 시일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회색으로 바랜 사람의 심정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없을 테니까요. 아이들은 할아버지는 나면서부터 할아버지였고 할머니는 처음부터 할머니였던 것으로 생각하지만 누구나 한 때는 아이였고 젊은이였고, 회색 머리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전에 어떠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라는 담담한 구절 속엔 기막힌 슬픔과 절망감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슬픔도 삶의 피로도, 생애라는 나그네 길도 마침내 끝날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살아야 하겠지요. 꿈이 나를 속인 것을 알아차리게 될 때까지 꿈을 좇으며... 그러나 꿈이 아니었으면 살 수조차 없었겠지요?
'오늘의 노래' 코너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를 틀어드렸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요즘 '힐링' 열풍이 불고 있지만 마이클이 이 노래를 내놓은 건 1991년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힐링'은 개인의 고통을 치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마이클은 세계(세상)의 '힐링'을 추구합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모든 것에 '마음을 쓰면' 세계(세상)를 치유할 수 있다고 노래합니다. 마이클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 천재가 흑인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많은 고통을 겪다가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요.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가사를 옮겨둡니다. 대문자와 소문자가 섞이어 있지만 신경 쓰지 말고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눈 속의 나그네
밤 자정에 시계 하나 산골에 울립니다.
달이 차디차게 헐벗고 하늘을 헤매입니다.
길 가에, 눈과 달빛 속에
나는 나의 그림자와 홀로 걸어갑니다.
얼마나 많은 푸른 봄 길을 걸었던고,
얼마나 많은 타오르는 여름 해를 보았던고,
발걸음은 피로하고 머리는 회색이 됐습니다.
내가 전에 어떠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피곤해서 가냘픈 나의 그림자가 걸음을 멈춥니다.
어느 때는 나그네 길도 끝날 것입니다.
화려한 세상으로 나를 끌어들인 꿈도
나에게서 사라집니다. 꿈이 나를 속인 것을 이제
나는 압니다.
Heal the World
There's A Place in Your Heart
And I Know That It Is Love
And This Place Could Be Much
Brighter Than Tomorrow
And If You Really Try
You'll Find There's No Need to Cry
In This Place You'll Feel
There's No Hurt or Sorrow
There Are Ways to Get There
If You Care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Little Space
Make A Better Place...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There Are People Dying
If You Care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If You Want To Know Why
There's A Love That Cannot Lie
Love Is Strong
It only Cares for Joyful Giving
If We Try
We Shall See in This Bliss
We Cannot Feel Fear or Dread
We Stop Existing And Start Living
Then It Feels That Always
Love's Enough for Us Growing
So Make A Better World
Make A Better World...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There Are People Dying
If You Care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Dream We Were
Conceived in Will Reveal A Joyful Face
And The World We once Believed In
Will Shine Again in Grace
Then Why Do We Keep Strangling Life
Wound This Earth
Crucify Its Soul
Though It's Plain to See
This World Is Heavenly
Be God's Glow
We Could Fly So High
Let Our Spirits Never Die
In My Heart
I Feel You Are All My Brothers
Create A World With No Fear
Together We'll Cry Happy Tears
See The Nations Turn Their Swords
Into Plowshares
We Could Really Get There
If You Cared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Little Space
To Make A Better Place...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There Are People Dying
If You Care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
Heal the world we live in, save it for our childr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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