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영화 관람과 기부 (2014년 3월 28일)

divicom 2014. 3. 28. 08:32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 일년 동안 한 번이라도 극장에 가서 영화를 관람한 사람은 늘고 돈을 기부한 사람은 줄었습니다. 살기가 힘들어지니 현실 안에서 현실 밖을 체험할 수 있는 영화를 보는 사람이 늘고, 남에게 돈을 쓰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겠지요. 이해는 가지만 안타깝습니다. 


팍팍한 현실은 현실을 직시하고 개선을 꾀하는 사람이 많아야 바꿀 수 있는데 그러기보다는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풍조가 심해지니 안타까운 겁니다. 나보다 더 나쁜 상황에 있는 남에게 돈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과적으로 사회가 안전해져서 내 삶이 나아지는데, 그것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어지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통계청이 작년 5월 1만766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현금을 기부했다고 답한 비율은 32.5%로 2011년 조사 때의 34.8%에 비해 2.3%포인트 감소했으나, 문화·예술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한 번이라도 현장에서 관람한 비율은 63.4%로 2011년(58.6%)보다 4.8%포인트 올랐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영화 관람률만 81.8%에서 85.9%로 상승했을 뿐 나머지 분야의 관람률은 모두 떨어졌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었지만 2위는 소위 서구형 질병으로 불리는 심장질환이 차지했습니다. 심장질환의 비율이 처음으로 뇌혈관질환 비율을 능가한 것입니다. 인구 10만명당 심장질환 사망자 수는 2011년 49.8명에서 2012년 52.5명으로 늘었으나 뇌혈관질환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50.7명에서 51.1명으로 증가율이 낮았습니다. 또 남성의 음주와 흡연은 감소한 반면 여성의 음주와 흡연은 늘었다고 합니다. 


음주와 흡연의 폐해는 바로 드러나지 않으나 반드시 드러납니다. 마시고 싶은 술의 절반은 물로 대신하고 피우고 싶은 담배의 절반은 심호흡으로 대신하며 살면 나이 들어 후회하는 일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