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서울대, 회의에 오면 5만원?(2014년 3월 25일)

divicom 2014. 3. 25. 18:34

서울대학교에서 학생 대표들의 회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학생들에게 5만원 씩 지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비판과 제 할 일도 많은데 다른 학생들의 일까지 대신하는 것이니 5만원을 주는 게 왜 나쁜가?’ 하는 의견이 맞섰다고 합니다.

 

어떤 학생은 서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SNU Life)’, 참석자들에게 5만원을 지급하는 건 국회의원 연금법을 통과시킨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고 하는데 그건 좀 당치 않은 비교인 것 같습니다. 이 기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 일이 서울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젊은 세대 대부분의 문제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치적 결정 과정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지요.

 

오는 64, 서울시장을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뽑는 선거가 시행됩니다. 젊은이들은 투표하지 않고 노인들만 투표장에 가면 서울시와 모든 지자체의 살림이 노인들의 구미에 맞는 식으로 전개될 겁니다. 젊은이들은 취직 준비하느라 바빠서 정치나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들 하지만 정치와 선거는 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젊은 유권자들이 6월 선거에 관심을 갖고 생각이 젊은후보를 지지하여 자신들의 삶을 개선시키기를 바랍니다. 아래는 조금 전 한겨레신문 인터넷 판에서 본 기사입니다.

 

회의에 오면5만원 줍니다서울대 학생회 교통비놓고 논란

서울대 학생대표회의 정족수 채우려 회의 번번히 밤늦게 시작

회의 끝까지 참여하면 5만원 지급 결정민주주의 훼손비판

회의 참석자를 화장실도 못 가게 붙잡아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된 회의라고 할 수 있나요?”

 

서울대 학생 대표들이 참석하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는 수년째 참가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총학생회장, 단과대학··학부·동아리 회장 등 학생 대표들이 모두 모이는 전학대회는 학생 전체를 참여 대상으로 하는 전체학생총회다음으로 권위를 지닌 학생 의결기구다. 학생 대표들은 대의원으로 불리는데, 총학생회칙 규정상 재적 대의원의 절반 이상이 참여해야 회의를 시작할 수 있다. 회의 시작 뒤에도 인원이 부족해지면 회의는 중단된다.

 

전학대회는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3~4시까지 이어지는 무박 2회의가 되기 일쑤다. 참석률 저조로 회의 성사 자체가 힘든 탓이 크다. 서울대 전 총학생회장인 김형래(25·산림과학부)씨는 최근 몇년 동안 참석자들을 모으느라 밤 9~10시에 시작했다. 정족수를 늘 간신히 넘겼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학기 전학대회를 준비한 서울대 연석회의(총학생회 대행)에서는 회의에 제 시간에 참여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대의원들에게 거마비’(교통비)를 최고 5만원 주기로 결정하고, 이를 반영한 예산안을 짰다. 지각한 참가자에게는 2만원을, 중간에 나가면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기존에도 교통비 5000원이 있었지만, 참여 시간 등에 맞춰 인센티브성격으로 바꿔 최고 10배 올린 셈이다. 이 예산안은 지난 12일 열린 전학대회에서 격론을 거쳐 통과됐다. 이에 따라 연석회의에서는 회의에 제 시간에 참여한 대의원 80명에게 5만원씩 모두 4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을 놓고 일각에서는 곧바로 학내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연석회의 정책국장인 정주회(22·서양사학과)씨는 금액 인상 근거가 불분명하고 논의가 부족했다고 거마비 책정에 반대하며 사표를 냈다. 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은 사설을 통해 학생 대표들의 참여를 금전적인 수단을 통해서 유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국회의원 연금법을 통과시킨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는 댓글도 달렸다. 반대표를 던졌던 일부 학생 대표들은 각자 5만원을 지급받더라도 총학생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학생자치조직에 대한 보통 학생들의 무관심을 반성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학생은 스누라이프에 “‘저는 먹고 살기 바빠요 토익도 봐야 하고 취직도 해야 하고라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일을 좀 대신해 달라고 학생회가 있는 게 아니냐. 대학본부에서 학생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결정하는 데 대해서는 분노하거나 항의하지 않으면서 학생 대표들이 고생하면서 5만원 받는 데 유독 민감해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학생도 “‘거마비라는 생소한 어휘가 안건을 희화화시킨 것 같다. 회의 참가비, 교통비라고 하면 어떤가. 열정노동을 착취하는 무급인턴도 비판받는다. 학생 자치기구에서 일하고 돈 받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