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국여성 폐경 49세 (2013년 8월 11일)

divicom 2013. 8. 11. 11:10

조금 전 인터넷판 연합뉴스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은 평균 49세에 폐경을 맞는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의 폐경 여성 실태 조사 결과, 폐경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수반해 삶의 질을 낮추지만, 폐경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준비 없이 폐경기에 들어서는 여성이 많다고 합니다.


졸저 <우먼에서 휴먼으로>에도 썼지만, 폐경은 여성이면 누구나 겪는 생의 한 과정입니다. 사춘기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갱년기가 오고 월경이 끝나는 시기가 옵니다. '폐경을 했으니 이제 인생이 끝난 것이다'라고 우울해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것은 한마디로 유치한 것입니다. 폐경은 '가임기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지 '인생의 끝'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임신의 가능성으로부터 해방되어 즐겁게 생활할 수 있게 되니 더 많은 자유를 향유하는 시기입니다.


폐경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라고 하지만, 폐경기에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법을 다룬 책은 무수히 많습니다. 책을 보기 싫은 사람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만 방문해도 수많은 정보와 만날 수 있습니다. 


삶은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들은 결국 '자기 밖의 변화'와 '자기 안의 변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자기 밖' 즉 세상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나 혼자의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자기 안의 변화'는 자기에게 달린 것입니다. 그 변화에 대한 자신의 태도가 어떤가에 따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뒷걸음질치기도 합니다. 


기억력이 저하되면 '그래, 이제 쓸 데 없는 것들은 좀 잊고 살자'고 생각하고, 피부가 건조해지면 '젊어서는 괜찮다가 이제야 건조해지니 다행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젊을 때보다 피곤하면 '나이들었으니 더 피곤해지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하면 몸은 피곤해도 마음까지 지치진 않습니다. 


가임 상태로 들어가며 겪는 월경처럼, 그 상태를 벗어나는 폐경 또한 여성이 동물(생물)로서 자연히 겪는 과정입니다. 폐경은 21세기 초 한국의 여성들이 처음 겪는 신체의 변화가 아니고,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지구상 모든 여성이 공유하는 경험이라는 거지요. 


아침이 오면 해가 뜨고 저녁이 오면 해가 지듯 자연스러운 일들, 자본주의 사회는 그런 일들에 대해서조차 요란하게 반응하라고 부추깁니다. 그런 풍조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마흔아홉이든 쉰아홉이든, 폐경을 맞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월경기보다 자유로워진 폐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