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심한 국회의원들(2013년 8월 20일)

divicom 2013. 8. 20. 12:23

어제 낮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2차 청문회를 보았습니다. 이 나라 국회의원들의 수준에 대해서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사기꾼과 매명꾼들이 그렇게 많다니 참 놀랍고도 한심했습니다.

 

그래도 정의가, 나라의 오늘과 내일이 걸린 일이니 참고 보았습니다. ‘저런 거 시간 낭비지, 뭐 하러 보느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민의 정치적 무관심은 사기꾼들과 매명파들이 노리는 것이니 꾹 참고 본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새누리당의 조명철 의원과 권 모 의원이었습니다. 청문회와는 전혀 상관없는, 어리석은 국민을 호도하는 발언을 하는 그들의 얼굴, 그 피부의 두께를 재보고 싶었습니다.

 

나라의 정치판을 모르쇠 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을 가린 차단막의 문제점을 조리 있게 지적한 민주당의 박영선 의원과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권은희 씨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권은희 씨가 시종일관 담담하고 냉정한 어조로 댓글수사 과정에 경찰상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요지로 진술할 때는 존경심이 절로 우러났습니다. 조명철 의원이 "권 과장은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을 때에도 "경찰은 누구나 대한민국의 경찰"이라고 현명하게 답했습니다. 권씨는 광주 출신이라고 합니다. 네티즌들은 탈북자 출신인 조 의원에게 "그럼 당신은 평양의 아들이냐"고 묻고 있다고 합니다.

 

소위 '댓글녀'로 알려진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는 모든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않아 "답변을 안 하려면 뭐 하러 나왔냐"는 비난을 받았는데, 그가 어서 거짓은 짧고 인생은 길다는 사실을 깨달아 진실을 얘기하기 바랍니다. 지금 두려움 때문에 진실을 얘기하지 못하면 평생 두고두고 부끄러움 속에서 살아가야 할 테니까요.

 

우리나라가 국회의원에게 쓰는 비용은 일인당 연간 53886만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국회의원이 300명이나 되니 그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천문학적입니다. 국회의원의 수를 대폭 줄이거나 아주 실비만을 지급하는 명예직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국회에서 돈을 아껴 소방관과 소방장비를 확충하는 데 쓸 수는 없을까요? 국민을 위해 마음도 몸도 바치지 않고 입으로만 떠드는 사람들, 평균수명이 보통 사람들보다 긴 그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세금을 쓰고 있는 거 아닐까요? 국회의원들은 자기네 이익을 줄이는 입법은 결코 하지 않을 테니 어떻게 해야 저들의 뻔뻔한 의원 놀이를 그치게 할 수 있을까요


이런 말... 아주 소수의 국회의원다운 의원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분들도 저와 비슷한 마음일 겁니다. '저 사람과 내가 같은 국회의원이라니 부끄럽다'는 생각, 꽤 자주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