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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노트: 입안에 말이 적고 (2023년 10월 15일)

방안 정리를 시작했는데 이 일이 언제 끝날지는 짐작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이쪽에 있는 책을 저쪽으로 옮기고 어쩌고 하며 책꽂이 한 칸을 간신히 비우고 나면 머리가 아파 더 이상 할 수가 없습니다. 버릴 책을 버리자고 시작한 일인데 버릴 책은 찾지 못하고 메모 쪽지 두어 장 버리는 게 고작입니다. 책상 위에 수북히 쌓인 메모지중에 한 장이 손에 들어옵니다. 법정 스님의 책 의 78쪽과 79쪽에서 옮겨 적은 글입니다. '입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는 옛사람의 가르침을 나는 잊지 않으려 한다. 하루 일과를 대충 마치고 나면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다. 이 산중에는 믿음직한 몇몇 친구들이 있어 든든하다.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청랭한 개울 물소리를 ..

동행 2023.10.15

독서: 수전 손택의 말 (2021년 11월 29일)

일년 열두 달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11월. 새벽 같고 황혼 같은 11월. 책 덕에 춥지 않은 11월. 열흘 전에 읽은 이 떠오릅니다. "독서는 제게 여흥이고 휴식이고 위로고 내 작은 자살이에요. 세상이 못 견디겠으면 책을 들고 쪼그려 눕죠. 그건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우주선이에요" -- , 마음산책, 번역 김선형, p. 66 수전 손택: Susan Sontag: 1933-2004

오늘의 문장 202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