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9월 (2012년 9월 2일)

divicom 2012. 9. 3. 11:27

8월 28일 태풍 볼라벤을 뚫고 베이징으로 날아가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참가한 후 8월 마지막 날 밤 늦게 돌아왔습니다. 도시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지만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쩜 3, 40년 전 우리의 모습이 보여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베이징 시내 두 곳의 서점에 들렀다가, 우선은 그 규모에 놀라고 다음엔 책을 여러 권씩 사가는 시민들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책 읽고 차 마시는 국민의 미래는 밝다'는 말이 옳다면 거대 국가 중국의 미래도 밝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우리 국민도 한때는 책 읽는 국민이었습니다. 나이트클럽에 어울릴 복장의 걸그룹들과 화장한 미소년들이 '문화'의 선도자로 추앙받기 전까지는. 이 나라의 성범죄 발생율이 전세계 1, 2위를 다투게 된 것은 미친 '개인'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성적 욕망을 부추기는 '문화'의 팽배 때문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절제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텔레비전과 컴퓨터에서 성욕을 일으키는 프로그램을 연거푸 접하게 될 때 그들은 성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국가는 교육과 정책으로 국민 안의 선함과 고상함을 끌어내기 위해 존재하지만, 지금 이 나라는 국민 안의 악함과 천박함을 끌어내는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마침 9월입니다. 들떴던 가슴 가라앉히고 책을 집어드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싶지 않으면 하늘이라도 자주 올려다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스모그로 가득한 베이징의 하늘 아래서조차 책을 들고 앉은 중국 시민들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9월 첫 일요일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에서는 패티김이 부르는 '9월의 노래'를 틀어드렸습니다.

멜로디와 가사가 두루 아름다운 이 노래, 이 노래 들으시며 가을을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