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어린이, 어머니 (2013년 5월 5일)

divicom 2013. 5. 5. 17:42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의 '들여다보기' 시간에는 부모와 어린이에 대해 생각해보고, '오늘의 노래'로는 '어머니의 마음'을 들었습니다.  메조 소프라노 김청자 씨의 '어머니의 마음'을 틀어드리고 싶었으나, 방송국에 음원이 없어 다른 성악가의 목소리로 들었습니다. 김청자 씨의 노래를 틀고 싶었던 건 그 분이 유명한 성악가의 삶을 뒤로 하고 아프리카 말라위에 음악센터를 세워 고아들의 어머니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5월 5일 오늘은 칼 마르크스 (Karl Marx)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그가 주창했던 공산주의는 그가 희망했던 방식으로 실현되지 못했지만 그는 여전히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철학자입니다. 그건 그의 이론이 '사람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했기 때문이겠지요.



부모와 어린이

 

어린 시절 저는 저희 집이 부자인줄 알았습니다.

저희 집엔 많은데 친구들 집에는 없는 게 있었거든요.

첫째는 책이었습니다.

 

대청 한가운데에 아버지의 책상이 있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책 읽는 아버지의 모습이 멋져

저도 그 책상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우리 집엔 있고 친구들 집엔 없는 것,

그 두 번째는 음악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축음기에 엘피판을 걸어

낮에 나온 반달을 틀어주셨습니다.

때로는 음악에 맞춰 아버지와 춤도 추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2학년을 중퇴했지만

책과 음악으로 스스로를 키웠습니다.

그 덕에 저희 오형제에겐 책과 음악에 얽힌 추억이 많습니다.

 

가끔 자신이 큰 인물이 되지 못한 건 부모의 잘못이라며

부모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어서도 부모 탓을 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겠지요.

 

부모 복은 없어도 좋은 부모는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전에 자기를 키우면 되니까요.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제일 좋은 일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책과 음악으로 자신을 키우고

아이들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부모님이 많아지면

지금보다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질 겁니다.

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지면 행복한 어른들도 많아지겠지요.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니까요.

 


어머니의 마음: 양주동 시/이흥렬 곡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버이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 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사 그릇될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에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버이의 정성은 그지없어라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버이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녀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오리 어버이의 사랑은 지극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