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피차를 끓이며(2017년 9월 2일) 모기 퇴치 용으로 잠자리 옆에 두었던 계피를 깨끗이 씻어 끓이고 있습니다. 전에는 버렸는데 어느 날부터 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부엌에 있었거나 방에 있었거나 계피는 계피인데 모기 퇴치 용이었다는 이유로 버린다는 게 이상했습니다. 끓여 마셔 보니 이전의 용도와 상관없이 향긋.. 나의 이야기 2017.09.02
햅쌀과 어머니 (2014년 10월 19일)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 95.1MHz)'에서는 햅쌀과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보고 Salvatore Adamo의 'Valse d'ete', 김광석 씨의 '서른 즈음에'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전체 노래 명단은 교통방송 홈피의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tbs 즐거운 산책 2014.10.19
9월 (2012년 9월 2일) 8월 28일 태풍 볼라벤을 뚫고 베이징으로 날아가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참가한 후 8월 마지막 날 밤 늦게 돌아왔습니다. 도시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지만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쩜 3, 40년 전 우리의 모습이 보여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베이징 시내 두 곳의 서점에 들.. tbs 즐거운 산책 2012.09.03
엄마 (2011년 10월 2일) 오랜만에 만난 엄마는 파란 하늘보다 코스모스보다 어여쁘신데 엄마를 보는 제 눈엔 자꾸 안개가 어립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엄마는 당신 말씀을 몸으로 살았습니다. 땅 위로 드러난 나무 뿌리 같은 엄마 손, 영영 놓고 싶지 않습니다. 계단을 핑계로 잡은 손에 힘을 줍니다. 엄마 손에.. 나의 이야기 2011.10.02
추석 연휴 (2011년 9월 14일) 어젯밤 달을 못 볼 거라는 일기예보를 상기하며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누구네 창문에 분명 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몸을 돌려 하늘을 보니, 아, 그곳에 둥두렷 달이 웃었습니다. 오래전 보았던 모습보다 조금 지쳐 보여, 잠깐 달도 나처럼 늙는가 생각했습니다. 인근 학교의 하얀 모래 운동장.. 나의 이야기 2011.09.14
가을 (2011년 9월 3일) 새벽 6시 핸드폰에 문자 오는 소리를 듣고 일어납니다. 어젯밤 늦게 자면서 내일 아침엔 7시쯤까지 자야지 했지만 할 수 없습니다. 문자를 확인하니 스팸입니다. 에이... 이왕 일어났으니 그냥 하루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창가로 갑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어제와 아주 다르게 차갑습니다. 처.. 나의 이야기 2011.09.03
가을 (2010년 10월 6일) "내가 내리고 떠난 시골 역마다 기침 속의 코스모스가 퍼부어 피어 있고 네 눈시울이 하늘 속에서 떨어졌네 밤 깊으면 별들은 새끼를 치네 네 죽음을 쌓은 비인 식탁 위에서 나는 우연한 짧은 편지를 받았네 편지는 하나의 죽음, 하나의 삶 나무잎이 스스로 지기보다는 바람에 져야 가을 풀밭 벌레는 .. 오늘의 문장 2010.10.06
가을 (2010년 9월 23일) "다시 고추를 말리는 계절이 돌아오고 사람들은 또 나이먹을 걱정을 합니다. 낙엽과 어울리는 빛깔의 옷을 입고 계절과 친한 척도 해보고, 더러는 봄날 같은 차림을 하고 지는 한 해를 거부하는 몸짓도 해봅니다. 한 겹 두 겹 벗어두었던 입성들을 주워들다 보면 밀린 방학숙제처럼 삶에.. 오늘의 문장 2010.09.23
부자 후진국 (2010년 9월 8일) 우리나라 가계의 엥겔계수가 약 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엥겔계수는 19세기 독일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 (Ernst Engel)의 이름을 딴 엥겔의 법칙에서 나왔습니다. 수입이 늘면, 전보다 많은 돈을 음식에 쓰더라도, 전체 수입에서 음식에 쓰는 수입의 비율은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과 .. 나의 이야기 201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