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햅쌀과 어머니 (2014년 10월 19일)

divicom 2014. 10. 19. 23:00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 95.1MHz)'에서는 햅쌀과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보고 Salvatore Adamo의 'Valse d'ete', 김광석 씨의 '서른 즈음에'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전체 노래 명단은 교통방송 홈피의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가을' 얘기를 옮겨둡니다.


 가을

 

햅쌀에선 햇살의 냄새가 납니다.

쌀을 씻다 보면 썩썩 씻어야 밥이 차지게 된다

어머니가 생각나 손에 힘을 주게 됩니다.

 

현미는 햇살 알갱이 같습니다.

물에 씻긴 현미는 어릴 때 본 초가집 지붕 빛깔이지요.

 

갈수록 옛 기억이 선명해져

새 것을 기억하기 힘들어지지만

젊은이의 나날을 지탱하는 게 지식과 정보라면

나이 든 사람의 하루는 추억 덕에 풍요롭습니다.

 

흰 밥엔 묵은 지가 제격이고

현미밥은 상추와 잘 어울립니다.

가을햇볕이 덥혀 놓은 마루에 앉아

상추쌈을 먹습니다.

 

한입 가득 상추를 씹다 보면

어서 먹어라 내 새끼 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가을은 어머니의 계절입니다.

사랑을 추억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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