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추석 연휴 (2011년 9월 14일)

divicom 2011. 9. 14. 12:28

어젯밤

달을 못 볼 거라는 일기예보를 상기하며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누구네 창문에 분명 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몸을 돌려 하늘을 보니, 아, 그곳에 둥두렷 달이 웃었습니다.

오래전 보았던 모습보다 조금 지쳐 보여, 잠깐

달도 나처럼 늙는가 생각했습니다.

 

인근 학교의 하얀 모래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달빛에 책을 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즐거움보다 고달픔이 큰 연휴였습니다.

오는 것도 반가웠지만 가는 것이 더욱 고마운 연휴였습니다.

 

오랜만에 화분들의 자리를 바꾸었습니다.

라일락은 한쪽으로 들어가고 국화는 앞으로 나왔습니다.

아직 한을 풀지 못한 매미 울음이 들리고

감나무의 감은 아직 푸르지만

계절은 이미 가을입니다.

 

추석보다 보람찬 가을날들이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