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계피차를 끓이며(2017년 9월 2일)

divicom 2017. 9. 2. 09:32

모기 퇴치 용으로 잠자리 옆에 두었던 계피를 깨끗이 씻어 끓이고 있습니다. 

전에는 버렸는데 어느 날부터 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부엌에 있었거나 방에 있었거나 계피는 계피인데 

모기 퇴치 용이었다는 이유로 버린다는 게 이상했습니다.

끓여 마셔 보니 이전의 용도와 상관없이 향긋하고 좋았습니다.


알싸한 계피 냄새가 온 집안으로 퍼져갑니다. 

조금 있으면 붉고 투명한 계피차를 마실 수 있겠지요.


음악을 곁들이면 더욱 좋을 겁니다.

여름과 싸우느라 눈길도 주지 못했던 오디오의 먼지를 닦고

비올라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차와 음악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떠오르는 시간과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동무들...

모두 안녕하겠지요?


가을 하늘 아래 두루 행복하기를,

가끔은 계피차를 마시며 하늘을 볼 수 있기를,

홀로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