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 12

김수환 추기경과 차인현 신부 회고록(2025년 11월 28일)

어제 저녁 오랜만에 한강을 건넜습니다.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서울성모장례식장)에 계신김란성 마리아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마리아님은 제 오랜 친구 홍혜련 소피아의 어머님이십니다.거의 1세기,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웠을 이승의삶을 뒤로 하신 어머님께 절 올리며, 그분의 자유와 평안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겨울이 시작됐지만 장례식장에는 꽃이 많았습니다.망인들을 기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한 방 앞 복도마다조화(弔花)들이 줄 맞춰 서 있었습니다. 그 꽃들의 향기가고인들을 위로해 주길, 그분들이 유가족들에 대해 느꼈을지모를 서운함을 덜어 주길 기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어제 장례식장에 함께 갔던 '사단법인 봄'의 이승정 상임이사님에게서 가톨릭평화신문에 실린 차인현신부님 회고록 기사 링크..

동행 2025.11.28

이순재 선생님 영면(2025년 11월 27일)

진짜 사람의 인생을 사시며 마지막 순간까지대배우의 역할에 진력하신 이순재 선생님.선생님의 영결식이 오늘 새벽 5시 반 서울 아산병원에서 열렸습니다.선생님, 선생님과 동시대인이어서 영광입니다.부디 자유와 평안을 누리소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원로 배우 고(故) 이순재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뉴시스 이순재李順載 | Lee Soon-jae 출생1934년 11월 16일[1]일본령 조선 함경북도 회령군(現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사망2025년 11월 25일 (향년 91세)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2]장지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서이천로 449-82(목리, 이천 에덴낙원 봉안당)직업배우 (1956년~2025년)정치인 (1992년~1996년)[3]데뷔1956..

동행 2025.11.27

사랑의 슬픔(2025년 11월 24일)

공공장소에서 제 책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도서관에서 만날 때도 있고 카페에서 만날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책을 펼치고 다른 사람들의 책을 보듯 보게 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사람의 문장보다 제가 쓴 문장에 담긴 감성이나사고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쉽다는 것이겠지요. 엊그제 카페에서 만난 제 시산문집 의 '사랑의 슬픔1'을 읽을 때처럼. 제 사랑을 받다가 떠나간 사람들... 저는아직 여기서,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며 가끔 눈물짓습니다. 사랑의 슬픔1 사랑받는 자들은 떠나가고사랑하는 자들은 남는다사랑받는 자들은 언제나사랑보다 먼저 떠나간다 , 서울셀렉션

나의 이야기 2025.11.24

HD현대중공업과 거북선 (2025년 11월 22일)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 일을 잘해 보려 애쓰던 시대는가버렸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자신이 만드는 물건이 무엇을 위한 건지, 자신이 파는 물건이 무엇으로 만든 건지, 자신이 돈을 벌어 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관해 생각하지도않고 일터로 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 일어난 사건과 사고가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오랜만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일꾼'에 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1915-2001)과 그분이 세운조선회사 얘기입니다. 기사를 읽고 나니 평생 처음으로 주식을 한 주 사야겠다는생각이 듭니다. HD현대중공업 주식이지요. 얼마면 살 수 있나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한 주에 55만 5천 원이라고 합니다. 2만8천 원이 떨어진 값이라고 하지만..

동행 2025.11.22

'AI 커닝' 시대 대학이 사는 법 (2025년 11월 19일)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이 AI(인공지능)를 이용해 커닝하다 적발됐다는 기사에 이어 AI 부적절 사용으로 철회된 논문이 200편이 넘는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AI 사용 의심 논문은 챗GPT 등이 등장한 2022년까지 9건에 그쳤지만, 2023년 이후 195건으로 급증했다고합니다. 이런 기사를 접하며 혀를 차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AI는점점 더 자주, 더 폭넓게 대학의 시험과 논문에 이용될 겁니다.그러니 한때 고등교육을 전담하다시피했던 대학이 학생들과 연구자들의 실력 검증 수단으로 사용했던 시험과 논문이 여전히 유효한 검증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지극히 회의적입니다. 나아가 AI를 이용하면 '온 세상'의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있는 이 시대에 '점수' 중심의 ..

동행 2025.11.19

어린이 '마음속 폭탄'이 터지는 이유 (2025년 11월 16일)

오후 산책길엔 영어유치원 아이들을 만나기 일쑤입니다.집에서 가까운 곳에 '플라토(Plato)'라는 이름의 아주 큰영어 학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원어민 교사들이4세 안팎 아이들을 인솔하고 나오면 인도에 접한 차도를 따라 서 있던 노란 유치원 버스들이 문을 엽니다. 버스를 타지 않는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기다리던엄마들을 따라 갑니다. 전에도 그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팠지만 엊그제한국일보에서 본 글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 기사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효원 박사가 '성장통을 겪는 부모들'에게 4주에 한 번 쓰는 편지이자 조언입니다. '플라토'는 기원전 4세기에서 5세기에 걸쳐 살았던 그리스 철학자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그는 한국에서는 '플라..

동행 2025.11.16

서대문구의회 때문에 (2025년 11월 13일)

종로구에 근 20년을 살다가 서대문구로 이사온 지 근 20년,서대문구에 살아서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회의가 생깁니다. 서대문구 살림을 맡아 하는 구의회와 구청이 어떤 원칙으로 움직이는지, 원칙이란 게 있긴 있는지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청이 하는 일 중에는 통행이 많아 꼭 정비해야 할 보도 대신 행인이 뜸해 공사하기 편한 보도를 정비하는 것처럼사소한 일도 있고, '우리 시대 최고의 철학자'라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강의를 일년에 몇 번씩 개최하는 일도 있습니다. 올해 2월에 '명사 특강'을 했던 김 교수님을 9월~12월에매월 한 번씩 네 번이나 초청해 '인문학 특강'을 연다는데,이성헌 구청장이 연세대 출신이라 김 교수님을 특별히 모신다는 말이 들립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1920년 생입니다..

동행 2025.11.13

'운'을 바꾸려면 (2025년 11월 12일)

초겨울 거리를 걷다 보면 나무는 말라가고 사람은 살찌는구나 하는생각이 듭니다. 옷이 두꺼워져서일까요? 오가는 사람들 중에 살찐사람이 많습니다. 오래전 미국에 출장 갔을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미국엔 신문 기자로일하던 1986년에 한 번, 미국대사관 전문위원이던 2002년에 한 번, 두 번 갔는데 두 번 다 체격이 사회경제적 계층을 드러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소위 행세께나 하는 사람들 중엔 뚱뚱한 사람이 드물고, 건물의 문지기나 수퍼의 계산원들은 대개 뚱뚱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체격이 사회적 계층을 드러내진 않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병관리청이 '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한국 성인의 비만율을 보면, 남성 비만율이 41.4퍼센트로 여성(23%)의..

동행 2025.11.12

노년일기 269: 습관으로부터의 자유 (2025년 11월 9일)

지난달 하순에 눈병이 나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하니 나아져서 살 만했는데, 자꾸 불편해지고 아픈 걸 보니 완전히 나은 게 아닌가 봅니다. 넣지 않던 안약을 다시 넣으면 좀 편해지니다행이지요. 가만히 생각하니 책이나 글을 보지 않아야 나을 것같은데, 이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침하면서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면 어리석다고 혀를 차던제가 눈이 아프면서도 책을 보니 참 한심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습(習)'이 떠오릅니다. 몸에 밴버릇이나 과거의 생에서 쌓은 '습'은 미래를 결정하는중요한 요소이고, '업(業)'과 윤회와 연결된다고 하지요. 도대체 책은 왜 읽는가 생각하니, 재미 때문입니다.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틈만 나면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휴가를..

동행 2025.11.09

ADHD와 사교육 1번지 (2025년 11월 6일)

한국인의 수는 줄고 있지만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는 한국인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달 31일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보면, ADHD 치료제로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의 작년사용량이 2007년의 4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연령대로는 10대에 처방받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작년의경우 7, 13, 16, 24세, 즉 초중고에 입학할 나이에 처음으로 처방받은 사람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인구에 대비해서 이 약을 많이 처방받은 지역은 고소득자가 많고 사교육 열기가 높은 지역, 즉 서울 강남, 서초, 경기 분당, 서울 송파, 용산 순이고, 동별로는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일원동이라고 합니다. ADHD는 한마디로,..

동행 202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