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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짐 (2024년 10월 26일)

1909년 오늘은 안중근 의사 (1879-1910)가 중국하얼빈 역에서 일본의 초대 한국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를 사살한 날이고, 1979년 오늘은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에사망한 날입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이 품고 있는 피의 역사...군인이 등장하면 총이 등장하고 총이 나오면죽음이 잇따른다는 생각을 하니, 러시아에파병되었다는 북한군들, 1960년대 중반부터1970년대 초까지 베트남에 파병됐던 한국군이떠오릅니다.  미국 작가 팀 오브라이언 (Tim O'Brien: 1946~)은매칼리스터 칼리지를 우등으로 졸업했으나 곧바로 징집돼 베트남전에 파병됐습니다. 1970년 제대한 후전쟁을 고발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1978년 발표한소설 로  '베트남전을 다룬 최고의 소설'이라..

오늘의 문장 2024.10.26

오세훈 시장, 남대문시장 (2024년 10월 22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왜 보이는 것에 집착할까요?왜 오래된 것은 없애거나 바꿔야 한다고 생각할까요?그에게 어떤 내면의 허기가 있는 걸까요? 서울시가 남대문시장을 확 바꿀 거라니 기쁨보다불안이 엄습합니다. 그는 2007년 유서 깊은 동대문운동장을없애고 DDP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세우는 계획을세웠습니다.  DDP는 2014년에 완공됐지만, 이라크 출신의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 (Zaha Hadid)의  작품으로 유명할 뿐 동대문시장과 주변 상가들에게 새 숨을 불어넣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오 시장은 '디자인'을 추구하지만, 도시는 디자인만으로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동안 무수한 발자국이 찍힌 골목들, 풍상을 겪어 첨단빌딩들과 대조를 이루는 건물들,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묵묵히 나이 든..

동행 2024.10.22

<리처드 3세>: 친구 (2024년 10월 20일)

셰익스피어의 를 다 읽었습니다.'다 읽었다'는 건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한 번 읽어 보았다는 뜻일 뿐, 내용과 문장의 맛을음미하려면 다섯 번은 읽어야 할 겁니다. '한 번 읽고 말 책이면 아예 읽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지면이 많은 만큼 '작가'도 많아 '한 번' 아니 '반 번' 읽는 것으로 충분한 책들이 양산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를 비롯한 괴테의 작품들은 읽고 또 읽어도 새로운 깨달음과 재미를 줍니다. 는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왕이 될수 있는 동생, 조카 등 주변 모든 혈족을 살해하는 주인공과 그의 교활한 언변 때문에 화가 나서 읽기를 멈춘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오늘 한국엔 왕이 없지만 권모술수와 잔인함으로 무장하고 권력의 최정상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은있습..

동행 2024.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