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베이징의 하늘 (2012년 9월 8일)

divicom 2012. 9. 8. 10:37

오늘 하늘은 흐리지만 요즘 우리나라 하늘은 참 푸르고 아름다웠습니다. 지난 주 국제도서전에 참가하느라 베이징에 갔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색 일색이던 하늘을 보고 와서 서울 하늘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릅니다. 푸른 하늘에 놀러온 듯한 하얀 구름, 그 색의 조화를 올려다 보면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기쁨이 차 오릅니다. 장정일 씨가 시 ‘즐거운 공기’에서 노래하듯 세상에 '즐거운 공기'가 가득해 보이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 아침 교통방송 '즐거운 산책'에서 그 시를 읽어드렸습니다. 그 시는 1988년 8월에 나오자마자 2쇄를 찍은 시집 ‘서울에서 보낸 3주일’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지요.



즐거운 공기


때는 여름

시간은 저녁.


집 안에 떠도는

고소한 생선 굽는 냄새는

나에게 시가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저 즐거운 공기 너머에

생선이 실재한다.

삶이 실재한다.


여름이거나

저녁이거나

그 어느 순간이든

시는 실재한다.


이 시집의 제목이 된 시 ‘서울에서 보낸 3주일’의 마지막엔 ‘서울이여 안녕... 너희들은 지옥이었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공기'를 즐겁게 느끼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결국은 우리 마음에 달려있듯, ‘천국’도 ‘지옥’도 생각에 따라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시인에겐 ‘지옥’이었던 서울이 오늘 누군가에게는 ‘천국’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느끼시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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