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올림픽 축구팀과 병역 면제 (2012년 8월 11일)

divicom 2012. 8. 11. 11:53

오늘 새벽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축구 3, 4위전에서 한국팀이 2-0으로 일본을 꺾고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홍명보 감독과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냅니다. 


올림픽 축구팀은 이번 승리로 여러 가지 상을 받는데 포상금만 해도 수십억 원에 이르며 병역도 면제받는다고 합니다.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적 무대에서 경기를 잘해 나라의 명예를 높이고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한 체육인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만, 병역 면제는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답게 병역이 국민의 의무 중 하나인 징병제 국가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뛰어난 국민에 대한 ‘포상’으로 병역 의무를 면제해주는 건 정부 스스로 국민의 의무를 ‘의무 아닌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십 대 젊은이 누구에게나 병역의 의무는 버거운 것이며 피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럼에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젖혀두고 군대에 가는 것은 그것이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이 의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지나치게 너그러웠습니다. 이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요직에 나아갈 수 있는 피선거권을 주는 것만 보아도 이 나라가 얼마나 국민의 의무를 소홀히 다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올림픽이든 월드컵이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든, 승리를 쟁취하고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상을 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상이 ‘국민의 의무’를 면제시켜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의무’는 말 그대로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타협이나 고려의 대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