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독이 풀리지 않은 몸에 둥근 파스, 네모 파스 잔뜩 붙이고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서해문집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4월에 출간한 졸저 <우먼에서 휴먼으로>의 재판이 나와 편집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러 갔습니다. 요즘처럼 책이 팔리지 않는 때, 이 사소한 책의 초판 3천부가 팔리어 재판을 찍게 되었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새로 나온 책은 초판본보다 '엣지있다'는 게 편집자들의 평인데, 독자들도 그렇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가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일은 젊은이에게나 늙은이에게나 젊지도 늙지도 않은 이에게나 힘든 일입니다. 책 중에는 지식을 주는 책이 있고 깨달음을 주는 책도 있지만 <우먼에서 휴먼으로>가 제공하는 건 고작해야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딸로 태어나 여자로 자라고 할머니로 늙어가는 분들, 아들로 태어나 남자로 자라고 할아버지가 되는 분들, 그분들 모두 살아가는 일이 수반하는 노고의 보편성을 생각하며 위로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이 책을 집어드신 분들, 이 책을 친구에게 선물하신 분들, 이 책에 잠시나마 눈길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 두루 감사합니다. 그분들이 자신 안에 숨어 있는 '제3의 성', 즉 본성을 찾아내시어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인간'으로서 큰 자유를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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