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김정일 조문 (2011년 12월 19일)

divicom 2011. 12. 19. 17:03

인명을 좌우하는 것은 하늘이지만 국제관계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살아있는 동안 남북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지만, 어쩌면 그의 부재가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지 모릅니다. 아니 그렇게 되도록 우리 정부가 노력해야 합니다. 북한이 갑작스런 지도자의 사망으로 혼란스러워할 때 우리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우선 할 일은 조의를 표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명의로 조전을 보내거나 애도 성명을 내야 합니다. 일흔도 안 되어 불귀의 객이 된 김정일 위원장, 그의 생전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에 유감을 표하고 관계가 개선되기 전에 급서한 것을 안타까워해야 합니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남한 국민의 애도를 전하고,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 심화되는 민족주의의 물결을 남북한이 힘을 합해 대처해 나가자고 제안해야 합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고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개최키로 했으며, 김정은 부위원장은 232명으로 구성된 장의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고 합니다. 장의위원회는 오는 29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중앙추도대회를 29일에 열기로 했지만 외국 조문단은 받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우리 정부가 북측의 입장을 존중해 조문단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동안 북한을 돕기 위해 애써온 법륜 스님이나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등 단체들을 통해서라도 꼭 간곡한 조의를 전해야 합니다.

 

그 다음엔 김정은 부위원장을 도와야 합니다. 서른도 안 된 나이에 굶주린 나라를 맡아 이끌게 된 김 부위원장이 아버지의 공백으로 빚어진 나라의 혼란을 가라앉힐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김 부위원장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식적인 지도자 자리에 오를 때 예의를 갖추어 축하하고 쌀 등 필수품을 선물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매체들은 오늘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과 인민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발표문에서 "우리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 주체혁명의 위대한 새 승리를 위하여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가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북한이 발표문에 밝힌 대로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갈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는 일,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지켜볼 뿐입니다. 남북관계의 경색 속에 사망한 김정일 위원장이 사후에라도 남북관계의 개선에 기여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