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본의 여성 마술사 프린세스 덴코 씨와 친했었다고 합니다. 세계 3대 마술사 중 하나로 꼽히는 덴코 씨는 망자와의 친분 때문에 김 위원장의 장례식에도 초청받았다고 합니다.
덴코 씨는 1998년과 2000년 평양에서 공연했으며, 2000년 공연 때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를 선물받았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09년,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지 일년쯤 지났을 때인데, 김 위원장은 뇌졸중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면서도 와인과 위스키를 마시고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고 합니다.
권력자가 된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국가의 지도자 노릇을 한다는 것, 별로 내키지 않는 일입니다. 김 위원장이 영화를 좋아하고 마술을 좋아했던 건 자신의 현실이 버거웠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버지처럼 심장병을 앓으면서도 술을 마셨던 건 취하지 않고 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누구도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부모가 한 사람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너무나 큽니다. 유전자를 주는 데다 환경까지, 때로는 이데올로기까지 전수하니까요.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 해도 김정일 씨가 자신의 부모를 선택했을지 문득 궁금합니다.
권력은 주지 않았지만 사랑을 주시는 제 부모님, 새삼 감사합니다. 오늘은 동짓날, 동지 시식하러 오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엄마, 팥죽 끓이세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소망 (2011년 12월 26일) (0) | 2011.12.26 |
---|---|
별 헤는 밤 (2011년 12월 24일) (0) | 2011.12.24 |
정봉주와 대법원 (2011년 12월 21일) (0) | 2011.12.21 |
김정일 조문 (2011년 12월 19일) (0) | 2011.12.19 |
한일정상회담과 위안부 문제 (2011년 12월 18일) (0) | 2011.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