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봉주와 대법원 (2011년 12월 21일)

divicom 2011. 12. 21. 09:01

내일 오전 10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를 앞두고 인터넷 세상에서는 이례적인 무죄 탄원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을 제기해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인 징역 1년형이 확정되면 내년 총선은 물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됩니다.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정 전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출마(지역구:서울 노원갑)하기 위해 지난 16일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지만 대법원 판결에 따라 헛수고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지 않으면 그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됩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구속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감옥에 가야 하니까요.

 

민주통합당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BBK 진상조사위원회’를 새로 신설키로 의결하고 위원장에 정봉주 전 의원을 임명했으며,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정동영 의원은 18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만일 정봉주를 감옥에 보낸다면 사법부의 양심은 죽은 것이다!”라며 “BBK에 의혹을 제기한 국민은 정봉주 말고도 수천 만 명이다! 다 구속할 것인가?”라고 썼다고 합니다.

 

정동영 의원은 또 “어떻게 BBK가 허위사실이고 명예훼손인가?” “(이명박 후보가) 자기 입으로 광운대 특강에서 ‘내가 BBK 설립했다’고 하는데 유독 검찰만 인정하지 않는가? 정봉주는 무죄다”라고도 했다고 합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정봉주 17대 국회의원 무죄탄원서명> 운동이 누리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지난 17일에 5만5000명 서명을 목표로 시작된 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20일에 이미 4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누리꾼들의 걱정은 '나는 꼼수다'의 인기가 정 전 의원의 판결에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나꼼수’는 이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고 비난하는데 선봉에 서 왔습니다.

 

'정봉주 대법원 판결 기념'이란 제목으로 19일 공개된 '나꼼수' 호외편에서 김어준 ‘나꼼수’ 총수는 "나는 (정 전 의원 구속 가능성을) 5 대 5로 봅니다. 재판부 대법관의 양심을 믿는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나꼼수’의 또 다른 운영자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지금까지 검찰이 왜곡되고 굴곡된 역사를 보였을 때, 법원에서 적어도 대법관 정도는 균형을 잡아줬다. 이번에도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부친의 사학재단을 교육부 감사에서 빼달라고 청탁했다고 폭로하였고, 그로 인해 지난 10월 20일 나경원 씨 측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대법원이 '법에 따라' 판결하기를 바랍니다. '법은 정치의 시녀'라는 항간의 믿음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정봉주 화이팅!

 

조금 전 (12월 22일 오전) 대법원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게 선고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했습니다.

이날 대법원에는 정 전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나꼼수' 팬 등 300여명이 몰려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성토했다고 합니다. 대법원의 법관들이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나라당이 안 되었습니다. 오늘의 판결이 내년 선거에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