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린이날 (2011년 5월 5일)

divicom 2011. 5. 5. 15:58

오늘은 어린이날, 그나마 황사가 걷히어 다행입니다. 백화점과 놀이동산엔 자녀들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이 많지만 아이들은 놀러가는 것보다 학원에 안 가도 된다는 사실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2011년 5월 현재 전쟁 중인 나라를 제외하면, 전세계에서 가장 어린이들이 살기 힘든 나라가 바로 이 나라일 것 같습니다.

 

유아원 아이들에게 외국어 교육을 시키고, 수학을 잘못하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뇌에 전기 자극을 주어 수학을 잘하게 하는 무서운 나라.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끄는 건 그런 '의욕적인' 부모의 아이들이 아닌 '의도적으로 무심한' 부모들의 아이들일 겁니다. 

 

죽는 게 분명한 일만 아니면 무엇이나 해보라고 하는 부모들, 일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아들딸에게 '그 학교가 운이 없구나, 너를 놓치다니!' 하고 말해주는 부모들, 그런 부모들의 아이들이 이 나라를 이끌게 될 겁니다. 점수를 아무리 잘 맞는 아이도 언젠가는 세상의 매를 맞게 되고, 결국은 그 매를 견디고 이겨내는 맷집 좋은 사람들이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고 역사의 주인이 됩니다. 

 

오늘은 어린이날. 어린이날이 일년에 단 하루 아이들이 학원을 가지 않아도 되어 행복한 날이 아니고 부모들이 각성하는 날이 되기를, 그리하여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모든 것을 잊고 밖에 나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