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국어 못하는 한국인들 (2025년 7월 24일)

divicom 2025. 7. 24. 22:30

정부가 지난해 중3과 고2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1명이

국어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기초 학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2 학생 중 국어 수준이 기초 학력에 미달한 학생의

비율은 9.3%이며,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이후

매년 국어 기초 학력에 미달하는 학생 비율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23일 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국어 성취도 저하는

다른 과목의 학습 성과에도 영향을 미쳐서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풀지 못하거나, 영어 단어에 대응하는

국어 낱말을 몰라 영어 해석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50722/132051004/2

 

정부에서는 학생들의 국어 실력 저하 원인이 코로나19

탓이라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저는 한국인의

한국어 실력 저하의 근본 원인은 어린 시절에 경험해야 할

가족과의 대화 부족, 친구들과 노는 시간의 부족, 독서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서부터 부모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밥상머리

교육'을 받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재미있는 책과 글을

읽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터득합니다.

그런 아이들은 국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국어를 잘하는

학생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자연스러운 모국어 터득보다 영어

실력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의 연마에 진력하는 

사회이고, 결과적으로 모국어도 여러 가지 중요한

가치 있는 것들과 함께 위기에 처한 것이지요.  

 

모국어가 위기에 처하니 티브이를 보다가 기분이 상해

채널을 돌리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출연자들의 말이

거슬려서입니다. 출연자엔 아나운서와 기자들, 진행자들,

두루 포함됩니다.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들은 억양이 어색해도 한국어를

정확히 발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인들은, 한국방송

(KBS) 아나운서조차 한국어를 틀리게 발음하는 일이

흔합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어는 강세(액센트) 대신 장, 단음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밤낮' 할 때의 '밤'은 짧고

'군밤' 할 때의 '밤'은 긴 것이지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쉬거나 띄어 말하는 겁니다.

글을 쓸 때 띄어쓰기가 중요한 것처럼 말할 때도

어디서 띄는가가 중요합니다. 띄어 말하기와 읽기를

잘해야 듣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띄어 말하는 바람에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잦습니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된소리를 내지 뭇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디션 등 경쟁 프로그램이

많아 '점수'라는 단어를 자주 듣는데, '점쑤'라 발음하지

않고 '점수'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연예인이

인기 있다고 하려면 '인끼 있다'고 해야 하는데 '인기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뻡재판소'라고 발음해야 하고

'설전을 벌이다'는 '설쩐을 버리다'', 법원이 발급하는

'영장'은 '영짱', '본격적으로'는 '본껵쩍으로'라고 발음해야

하지만 그렇게 발음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된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비굴'이 몸에 배어서일까요?

 

모국어를 지키고 함양해야 할 책임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올바른 언어를 사용해야 할 방송국들, 방송 정책과

편성은 물론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제고해야 할 방송통신위원회...

국어 덕에 밥벌이하는 사람들이 있는 기관들은 다 무엇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