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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살률과 상담 전성시대 (2025년 7월 22일)

divicom 2025. 7. 22. 10:17

한국의 오늘은 상담 전성시대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오은영 박사를 비롯해 정신과

의사들과 이호선, 김창옥 씨 등 저명한 상담가들이

국민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 정신질환을 앓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놀랍지는 

않습니다.  이 나라는 온 국민이 돈 하나를 목표로

삼아 전력 질주하는 이상한 사회이니까요.

 

원래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다 보면

잘하게 되고, 각기 다른 것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는 다채롭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오늘 한국 사회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하게

두질 않습니다. 소위 '성공'적 삶을 위해 어려서부터

엄마가 하라는 것을 해야 합니다. 엄마 자신도 해낼 수

없는 일과를 반복하다가 문득 '더는 뭇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면 정신질환자가 되어 있거나 죽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돈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아무리 애써도

돈 있는 사람, 즉 사람으로 대우받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도 죽음을 생각합니다. 부당한 운명을

탓하며 남을 해코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남을 해칠 수 없는

사람은 자신을 죽입니다.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나종호 조교수에 따르면,

작년에 한국의 자살자는 14,439명, 하루에 약 4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아래에 중앙일보에 실린  나 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옮겨둡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기사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나종호(42) 조교수는 “우리나라는 지금 ‘정신과 

전성시대’”라고 말합니다. 정신과 의사 셀럽이 넘쳐나고, 정신과 의사의 

사회적  영향력이 비대하게 커진 사회라는 의미죠.

나 교수는 “이건 좋은 징조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한국에 정신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말도 덧붙였습니다.

“제 SNS에 이런 악플이 달렸더라고요. ‘자살률 낮추면 너의 영향력은 낮아질

거’라고. 그런데 전 좀 그랬으면 좋겠어요. 제 말이 전혀 의미가 없을 정도로

건강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자살로 사망한 사람, 1만4439명. 하루에 약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 질문을 했죠. “우리나라 자살률이 왜 이리 높나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지난 3년간 자살 예방에 나선 나 교수는 지금 한국의

 자살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아직까지 정책은커녕 인식 바꾸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가까운 친구가 묻더라고요. 자살하려는 사람이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 꼭 살려야 하냐고요. 그래도 살고 싶은 사람을 살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이에 나 교수는 “진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은 오히려 살고 싶다는 도움의 요청이란 의미죠. 그렇기 때문에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한국에서 사는 게 왜 이리 팍팍하고 힘들까요?  


뉴욕에는 이런 말이 있어요. “뉴욕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다.” 

그만큼 경쟁이 심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도시라는 거죠. 그런데 제가 봤을 때 ‘끝판왕’은

 한국 같아요. 예일대만 봐도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뭐든 잘해요.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거든요. 최선을 다해 일하고 공부하는 게 한국인의 ‘기본값’이 된 거 같아요. 

되게 빠른 러닝머신 위에서 내리지 못하고 계속 뛰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자살률이 높은 것도 그래서일까요?   


실패했을 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악착같이 달릴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요샌 러닝머신 위에 올라가는 시기도 빨라졌어요. ‘7세 고시’라고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무한 경쟁에 내몰립니다. 그 결과가 지금 청소년 자살률인 거예요. 최근 12년간 

꾸준히 늘었어요.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도 자살이고요.

“나 빼고 다 잘사는 것 같다”는 마음도 들어요.  


남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 해요. SNS를 봐도 다들 멋지고 잘 사는 모습뿐이고요. 

서로 비교하고 평가하기 바쁘죠. 그러니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약점 잡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힘들다는 말은 더 못하게 되고요.

교수님도 그런 적 있나요?


그럼요. 지금에야 ‘예일대 정신과 의사’라는 직함을 달고 TV에 출연하며 꽤 괜찮은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저도 나약한 사람이에요. 정신과 의사라고 별반

 다를 거 없습니다.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시절엔 불안 장애 증세가 정말 심했거든요. 

발표하다 입술이 떨리거나 얼굴이 빨개지는 건 다반사였고요. 수업 중 질문을 받으면 

머리가 새하얘져서 아무 말 못 하고 가만히 서 있기도 했어요. 일상적으로 불안과 우울에

 시달렸으니 전문가 도움이 필요했는데, 그때 정신과를 못 갔어요. 남들 시선 신경 쓰느라

 제대로 도움 요청을 못한 거죠.

아픈 마음을 제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단 이야기로 들려요.  


전 매 순간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행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으면 

마음이 아플 때 더 빨리 정신과를 가거나 상담을 받을 수 있거든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픈 걸 숨기다가 더 아파지는 것 같아요. 힘들고 지친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삶을 갉아먹게 되는 거 같고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0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