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의 글을 읽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엔 <베니스의 상인>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으며 설렘과 스릴을 느꼈고, 나이 들면서는 <멕베스> <오셀로>
<리어왕>을 읽으며 분노와 슬픔과 연민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지난달 생일 선물로 받은 <The Tragedy of King Richard III
(리처드 3세)>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두 번째로 긴 작품입니다. 가장 긴 작품은
<햄릿>이지요. 5막으로 구성된 <리처드 3세>의 1막에 탑에 갇힌
왕자를 살해하라는 명을 받고 온 사람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I'll not meddle with it, it is a dangerous thing,
it makes a man a coward. A man cannot steal,
but it accuseth him; he cannot swear, but it checks him;
he cannot lie with his neighbour's wife, but it detects him.
It is a blushing, shamefaced spirit, that mutinies in a man's
bosom. It fills one full of obstacles. It made me once restore
a purse of gold that I found. It beggars any man that keeps it.
It is turned out of all towns and cities for a dangerous thing,
and every man that means to live well endeavours to trust
to himself and to live without it.
양심은 상관하지 않을 거야. 위험한 거니까.
양심은 사람을 겁쟁이로 만들어. 훔치면 비난하니
훔치지 못하고; 욕도 참으라 하니 욕도 못하고;
옆집 여자와 바람을 피울래도 바로 알아채니 하지 못하지.
양심은 사람의 가슴 속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부끄럼 많고
창피해 하는 영혼이야. 사람을 장애물로 채워 버리지. 언젠가
그것 때문에 금이 든 지갑을 주웠다가 돌려준 적이 있어.
그걸 갖고 있으면 누구든 거지가 되는 거야. 그러니
모든 마을과 도시에서 위험한 것이라고 쫓겨났고, 잘 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제멋대로 양심 없이 살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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