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상실의 기술 (2024년 9월 9일)

divicom 2024. 9. 9. 14:44

삶은 성취의 기록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삶은 상실의 기록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만남의 기록이라고 하는 걸

다른 사람은 이별의 기록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겠지요.

문학은 같은 말을 다르게 하는 데서 출발했을지 모릅니다.

 

며칠 전 20세기 미국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 (Elizabeth

Bishop: 1911-1979) 의 시 'One Art (한 가지 기술)'를

읽다가, 제가 잃은 것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들을 잃고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들을 잃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가진 것이

많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비숍의 말대로 '상실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상실이 낳은 기억은 우리와 함께 살다가

우리와 함께 사라지겠지요. 아니면 하늘을 나는 연처럼 떠나가거나...

대충 번역해 옮겨둡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w3f6PlITrg&list=OLAK5uy_k13rcZMuMHaoTFxR6a3xqXyXqSC94oAkE&index=17

 

One Art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so many things seem filled with the intent

to be lost that their loss is no disaster.

 

Lose something every day. Accept the fluster 

of lost door keys, the hour badly spent.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Then practice losing farther, losing faster; 

places, and names, and where it was you meant

to travel. None of these will bring disasters. 

 

I lost my mother's watch. And look! my last, or

next-to-last, of three loved houses went.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I lost two cities, lovely ones. And, vaster,

Some realms I owned, two rivers, a continent.

I miss them, but it wasn't a disaster.

 

--Even losing you (the joking voice, a gesture

I love) I shan't have lied. It's evident

the art of losing's not too hard to master

though it may look like (Write it!) like disaster.

 

상실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건 어렵지 않아;

너무나 많은 것들이 상실에의 욕구로 채워진 듯하니

그들을 잃는다 해도 재앙은 아니야.

 

매일 뭔가를 잃어버려 봐. 문 열쇠를 잃어버리고

낭비한 시간 때문에 허둥지둥해 봐.

상실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건 어렵지 않아.

 

더 많이 더 빨리 잃는 걸 연습해 봐;

장소들, 이름들, 네가 가려고 했던 곳들.

그런 걸 잃는다 해도 재앙이 오진 않아.

 

난 어머니의 시계를 잃었어. 내가 좋아하던 세 집 중

마지막 집과 마지막에서 두 번째 집도 사라졌지. 

상실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건 어렵지 않아.

 

난 아름다운 두 도시를 잃었어. 그리고 더 넓게는

내 것이었던 세계들과 두개의 강과 하나의 대륙도.

그들이 그립지만 그들을 잃은 게 재앙은 아니야.

 

--당신 (내가 사랑하는 농지거리 소리)을 잃는다 해도

거짓말을 하진 못할 거야. 분명한 건 상실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게 아주 심하게 어렵진 않다는 거야.

꼭 재앙처럼  보일지라도 (그걸 글로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