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화장실 문 좀... (2024년 6월 4일)

divicom 2024. 6. 4. 09:32

제가 산책길에 가끔 들르는 카페엔 두 개의

화장실이 있습니다. 남녀 공용 화장실은

홀에 있고 여성 전용 화장실은 홀 왼쪽 방에

있습니다.

 

홀에 있든 방에 있든 화장실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보입니다. 그런데 그들의행태가 놀랍습니다.

열 명 중 여덟은 노크하지 않고 문 손잡이를 돌립니다.

열리지 않으면 그제야 문을 두드립니다.

 

화장실 전등 스위치와 배기 스위치는 문 오른쪽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위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왜 불이 들어오지 않나 하는 투로 머리를

갸웃거립니다.  스위치를 올리고 불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기 전에 바로 내리고 다시 올리고 하는 겁니다.

무엇이 그리 급한 걸까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 손을 씻지 않고

나오는 사람도 많고, 손을 씻되 문을 열어두고

씻는 사람도 있습니다. 화장실 문을 열어둔 채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포르쉐 타고 온 사람도 그러고 아반테 타고 온

사람도 그러고 걸어 온 사람도 그럽니다.

 

카페는 대개 시끄러우니 웬만하면 침묵하려 하지만

화장실 문을 열어두고 가는 사람에겐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 화장실 문 좀 닫아주세요!" 낮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해야 합니다.  

 

커피를 마시며 변기를 보아야 하니 이제 '천박'이

디폴트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카페  

주인에게서 들은 말이 떠오릅니다. "손님을 골라

받을 수 없다는 게 이렇게 괴로울 줄 몰랐어요."

정성을 다해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준 그에게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