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 나는 4에서 시작했지요.
5, 7, 3, 9... 우리는 두서없이 달렸지요.
그 사람과 나는 70에서 시작했지요.
80, 30, 100... 우리는 띄엄띄엄 그네를 탔지요.
그 사람과 나는 301에서 시작했어요.
오래된 시간들이 우리 사이로 흘렀지요.
우린 느리지만 빠르게 흘렀어요.
1003, 4012, 8654... 때로 시간은 우리를
집어삼키고 우리는 깊은 바다의
물고기들처럼 떠오르고 가라앉아요.
숫자마다 얼굴, 숫자마다 훌쩍임, 노오력,
신기루, 뒷걸음질... 숫자에서 도망치다 보면
또 다른 숫자의 구멍에 빠지는 거예요.
이 게임은 언제 어떻게 끝이 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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